[전문가 진단] '외국인 방향키'에 달렸다

"단기급등에 따른 차익매물 등으로 조정을 받고 있을 뿐이며 머지않아 다시
상승세로 돌아설 것이다"

"미국 주식시장이 대세상승기를 마무리하고 대세하락기에 진입했다" 다우존스지수가 새해들어 이틀째 폭락하고 나스닥지수도 사상 최대폭으로
떨어지면서 미국증시에 대해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아직은 조정후 재상승할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그러나 몇차례 반등은 있을지 몰라도 대세는 이미 하락세로 돌아섰다는
지적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미국 주가는 국내뿐만 아니라 전세계 주가의 나침반 역할을 하고 있다.

미국 주가가 약세를 지속할 경우 국내주가도 지루하고 참기 어려운 조정
국면에 들어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미국주가 전망과 국내증시에 미칠 영향등에 대해 전문가들의 견해를
들어봤다. 남종원 메릴린치증권 서울지점장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차익실현에 대한 욕구가 늘어나 주가가 폭락하는 양상을 보였다.

그동안 조정없이 급등한데 대한 부담감도 작용하고 있다.

그러나 올해 주식시장을 주도할 산업은 인터넷과 정보통신 및 하이테크
분야다. 10~20%정도의 조정을 거친 뒤에 다시 상승세로 돌아설 것이다.

외국인의 주식자금은 올해도 지속적으로 유입될 것이다.

국제투자자금들이 연초에 자산재분배를 한다.

미국의 비중을 줄이고 유럽과 아시아 비중을 늘릴 것으로 예상되는데
아시아에서는 한국과 대만 홍콩 등에 대한 관심이 높다.

골드만삭스증권과 메릴린치증권 등에서는 원화강세가 이어져 원달러환율이
달러당 1천원 밑으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환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도 외국인 자금유입에 긍정적인 요소다.


정태욱 현대증권 리서치본부장 =미국의 금리인상은 예상됐던 일이다.

주가가 떨어질 때는 저가매수에 나선다는 적극적인 투자자세가 바람직하다.

다만 98년10월부터 시작됐던 저금리와 풍부한 유동성에 의한 주가상승은
상당한 부담을 느낄 수 있다.

점차 통화관리가 강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외국인이 4일에는 7백억원 이상 순매수했다가 5일에는 1천1백28억원어치를
순매도해 투자심리를 악화시켰으나 외국인이 본격적으로 순매도로 돌아섰다고
판단하기는 이르다.

정보통신주와 저평가된 수출관련주, 은행 증권주등을 저가매수해도 좋을
것이다.

박경민 SEI에셋코리아자산운용 상무 =미국 주식시장이 대세하락기에
접어든 것으로 판단된다.

미국이 2~3월중에 두차례 금리를 인상할 경우 성장성을 바탕으로 주가가
급등했던 롱 듀레이션(Long Duration)주식들이 타격을 받을 것이다.

국내 주식시장의 대세상승기가 끝났는지는 좀더 두고 봐야 할 것이나
당분간 고통스런 시간이 이어질 것 같다.

코스닥에서 주가가 많이 올랐던 종목의 피해가 우려된다.

거래소시장도 주도주 부재로 지수상승은 힘들 것이다.

올해 최고치는 1,200포인트를 넘기 어려울 것으로 본다.

강신우 현대투신운용 수석펀드매니저 =미국과 한국 주식시장은 높은
주가에 부담을 느껴왔다.

Y2K문제가 별문제없이 끝나면서 그동안 느슨하게 운용했던 통화관리를
조이는 것이 가장 큰 악재다.

주식형 수익증권의 환매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외국인마저 순매도를
보이고 있어 수급균형도 깨진 형국이다.

주식시장은 당분간 조정국면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