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도전 21세기] (5) 공구 .. '산업용' 무게중심 전환

IMF 외환위기 이후 공구업계에도 변화의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지난 60년대 초 국내에 다이아몬드공구 제조기술이 도입된 이후 줄곧
생산품의 주류는 건설.석재가공용 공구인 다이아몬드톱이 차지했다. 그러나 건설경기 부진 등으로 수요가 급격히 줄어듦에 따라
다이아몬드공구 생산업체들은 산업용공구쪽으로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다.

신한다이아몬드공업(대표 김신경)의 경우 지난 98년부터 반도체 가공용
공구를 내놓기 시작했다.

이 회사는 반도체뿐 아니라 자동차 항공기 유리 등에 쓰이는 산업용
공구에 집중하면서 지난해엔 전체 매출의 30%이상을 산업용공구에서 벌어
들였다. 이는 98년 매출에 비해 산업용공구가 46%이상 성장한 것.

올해도 성장세가 이어져 산업용공구의 매출이 30%이상 늘어날 것으로
회사측은 전망했다.

김신경 사장은 "반도체 브라운관 유리 관련 산업용공구 생산기술을 세계적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고 말했다. 이화다이아몬드공업(대표 김세광) 역시 산업용공구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찾고 있다.

고정밀 절삭 및 연삭공구인 다이아몬드휠의 생산을 크게 늘리고 있다.

특히 일본제품이 판을 치던 산업용공구의 국산화에 힘을 모으고 있다. 이를 통해 산업용공구에서 올해 전체 매출의 20%이상을 달성한다는 계획
이다.

이화측 관계자는 "중국 등에서 가공된 석재가 수입됨에 따라 석재가공용
공구의 수요가 크게 줄었다"며 "부가가치가 높은 산업용공구에 대한 관심과
노력은 필수적인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많은 업체가 보편적으로 생산하는 기존 아이템으론 남다른 경쟁력을
갖출 수 없다는 인식도 변화를 일으키는 원인이 되고 있다.

공구업계에서 일어나는 변화의 모습중에선 초경합금공구의 생산과 수요가
크게 늘어나는 것도 빼놓을 수 없다.

고속도공구강을 주로 생산해오던 와이지원(대표 송호근)은 절삭능력 등
품질이 뛰어나고 가격도 비싼 초경합금공구에 주력,지난해 매출의 42%정도를
초경합금공구에서 올렸다.

초경합금공구의 대표적 업체인 한국야금(대표 유창종)과 대한중석초경
(대표 박병섭)은 요즘 물건이 없어서 못 팔 정도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자동차 조선 기계산업이 활기를 띠면서 초경합금공구의
수요가 꾸준히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높은 온도에서 고경도를 유지하는 공구를 만들기 위해 신제품
개발에도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국야금은 지난해 8가지 신제품을 내놓은 데 이어 올해는 15종의 새로운
공구를 선보일 계획이다.

이와 함께 몇몇 업체를 중심으로 복합멀티기능을 갖춘 공구들도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이는 최근 연성정공에서 회사이름을 바꾼 예스툴(대표 이정수)과
코리아테크닉스(대표 윤성덕) 등이 주도하고 있다.

전문적인 제품 생산에 승부를 걸어 국내는 물론 세계시장까지 석권하겠다
는게 이들의 전략이다.

한편 인곡산업(대표 김성규)은 반도체회로기판용 미크론드릴 개발에 성공,
생산량을 크게 늘리고 있다.

공구업계의 변화가 결실을 맺기 위해선 좁은 국내 시장을 벗어나 세계무대
로까지 뻗어나가는 노력이 절실하다고 업계관계자들은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를 위해 실제로 지금까지는 많은 관심을 기울이지 못했던 금속가공기계
전시회 등에 적극적으로 시제품을 출시하는 등 해외시장 개척에 발벗고
나서는 업체들이 눈에 띠게 늘고 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1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