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벤처] 경영교실 : (KEMBA 21세기 경영학) '구매 패턴'

[ 구매패턴 변화 ]

나이키 베네통 델 컴퓨터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모두 제조업에 속하는 회사이지만 생산 공장이 없다는 점이다(manufacturing
company without plant).

기업들은 제품을 직접 만들지 않고 외부의 공급업자로부터 구매하길 원한다.

분사 아웃소싱 네트워크 경영 등을 통해 외부에 의존할수록 핵심부분에
치중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또 기업 환경이 변할 때마다 적절한 공급자를 찾는 것이 생산 시설을 고치고
개선하는 것보다 유연하게 경영할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구매는 원가를 절감하고 이익을 창출하는 가장 중요한 분야중 하나다.

이익 관점에서 살펴보자. 매출 이익률이 1%인 경우 기업에서 1원의 이익을 얻으려면 1백원의 매출을
올려야 한다.

그러나 구매에서 자재비를 1원 줄이면 그것은 바로 이익 1원으로 직결된다.

한국의 한 대기업의 작년 순이익이 5백억원이었는데 구매 지출 비용이
8조원이었다. 구매비용의 1%만 절감하면 작년 총이익보다 더 많은 순익을 추가로 거둘 수
있었다.

선진 기업에서 구매에 관한 인식과 전략적 활용은 매우 커 앞으로 기업의
중요한 경쟁 요소로서 큰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구매패턴의 변화를 알아보자.

먼저 공급자와의 가치 효용 정보의 공유에 의한 전체 팀의 경쟁력 증가가
매우 중요한 사안이 될 것이다.

공급자를 개발에 조기 참여시켜 그들의 전문성과 개발력을 이용하는 ESI
(Early Supplier Involvement), 공급사슬 내의 생산 계획 정보를
공유함으로써 재고 관리에 혁신을 가져 온 VMI(Vendor Managed Inventory)
시스템 등에서 보는 것처럼 앞으로 많은 적용 사례가 발전할 것으로 보인다.

둘째로 전자 상거래하의 구매 활성화이다.

이미 많은 기업들이 전자 상거래를 통한 구매의 효용을 인식하고 실행하고
있다.

전자 상거래를 통해 투명하고 객관적으로 구매 행위를 하게 된다.

세번째로는 점점 구매 의사 결정이 구매 담당자 한 사람보다는 팀에 의해
결정되리라는 점이다.

예를 들어 우리 회사에 가장 적합한 공급자를 선정하려고 할 경우 공급자의
기술 수준, 경영 능력, 품질수준 그리고 업계의 평판 등 많은 사항을
검토해야 한다.

넷째로는 구매 부서의 역할과 책임이 더욱 확장될 것이다.

과거 구매 관리의 책임 영역은 사용 부서로부터 구매 요구를 접수하여
업체를 선정, 발주한 뒤 그 물건을 받아 창고에 보관하였다가 필요한 시점에
사용 부서에 전달해 주는 것으로 끝났다.

그러나 이제는 제품이 소비자 손에 전달돼 수명이 다하여 폐기 혹은 재활용
될 때 까지 그 제품 속에 들어간 자재는 구매 부서의 책임인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환경을 고려한 구매도 중요성이 증가되고 있다.

마지막으로 능동적 구매(proactive purchasing)의 활성화를 언급 할 수
있다.

과거의 구매는 사용자가 요구 사항을 전달해 주면 거기에 따라 구매 행위가
발생하는 수동적 구매(reactive purchasing)였다.

이러한 환경하에서 구매는 기능적, 운영적인 수준에 머물러 있었고 평가도
구매 비용의 절감이 주된 관심사였다.

그러나 앞서 언급한 구매의 전략적 중요성으로 앞으로 구매는 능동적이고
선행적으로 진행 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가 원하는 공급자를 기다리기 보다는 먼저 찾아내어 우리와 장기적인
계약을 함으로써 고품질의 자재에 관한 신뢰성과 안정성을 확보해야 한다.

구매는 앞서 언급한 네트워크 경영에서 공급자와의 관계를 만들어내는
기본적인 연결 고리이다.

소비자와의 관계를 우호적으로 유지하기 위하여(Customer Goodwill을 만들기
위하여) 기업은 매우 많은 비용을 지출하고 있다.

그럼에도 소비자와의 우호적인 관계만큼 기업의 중요한 자산인 공급자와의
우호적인 관계(Supplier Goodwill)를 만들기 위하여 기업은 어느 정도 노력을
하고 있는지 따져봐야 할 때다. 최정욱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1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