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 작가들이 '김주영'에 바친다 .. '아름다운 인연' 펴내

소설가 김주영(61)씨의 회갑을 앞두고 후배 작가 12명이 헌정소설집
"아름다운 인연"(하늘연못)을 펴냈다.

오는 27일 회갑을 맞는 김주영씨는 문단경력 30년의 중진 작가. "객주" "야정" "화척"에 이어 최근작 "홍어"까지 뛰어난 작품을 선보이며
평생 원고지와 함께 살아온 전업 소설가다.

그는 한 눈 팔지 않고 묵묵히 소설의 길을 걸으면서 모범적인 작가의 전형을
보여줬으며 힘겨워하는 후배들을 따뜻하게 보듬어 안아 많은 미담을 남겼다.

지난해에는 글만 써서 생활하는 후배 작가들의 사기를 북돋워주기 위해
강원도 양양으로 전업작가 30여명과 함께 "문학 여행"을 다녀오기도 했다. 지난 12월 초순.

젊은 소설가 열두명이 한 자리에 모였다.

이들은 저마다 작품 한 편씩을 내 김씨의 회갑기념 문집을 엮기로 의견을
모았다. 참여작가는 구효서 김영하 박상우 배수아 신경숙 심상대 엄창석 은희경
이순원 전경린 조경란 하성란씨.

이문열씨도 발문을 보탰다.

책 머리에는 김주영씨의 자전 에세이 "과거로의 시간여행"이 실려 있다. 그는 이 글에서 뼈저린 가난을 딛고 시인을 꿈꾸었던 젊은 날의 기억과
소설이라는 필생의 업을 짊어지게 된 경위를 소상하게 털어놓았다.

그 과정에서 얻은 교훈도 들려준다.

"첫번째 교훈은 문학행위로 이름 지어진 모든 것에 절대적인 신뢰와
존경심을 갖지 않으면, 소설쓰기에 대한 명경한 열정을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남을 위해서가 아니라 내 자신을 위해서 문학이란 이름을 빌려
씌어진 모든 문자와 문학하는 사람들을 마음 속으로부터 존경하고 애정을
보내려 노력하고 있다.

두번째로는 오만과 편견에 물들지 않도록 하며 장독 뚜껑처럼 조용히 자기
안에 침잠할 수 있는 기회를 스스로의 근력으로 찾아낼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1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