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벤처] 전문화/분업화 : (분사성공사례) '네이버컴'

인터넷 검색 서비스업체인 네이버컴(대표 이해진)은 한창 잘 나가는 디지털
벤처기업이다.

삼성계열의 SDS에서 작년 6월 분사한 지 1년도 안돼 인터넷 검색엔진인
"네이버(www.naver.com)"를 선두의 반열에 올려놓았다. 요즘 네이버를 찾는 네티즌은 검색횟수(Page View)로 하루 5백만번을
넘는다.

야후 다음이다.

지난해 분사후 6개월간 18억원의 매출과 1억6천만원의 수익을 올렸다. 분사전 SDS 사내벤처로 있던 98년 한해 매출 2억원과 비교하면 최단기간
성공을 거둔 분사기업이다.

네이버컴은 좋은 출발을 기념해 작년말 30여명의 전 직원들에게 1인당
5백만원씩의 특별 상여금을 지급했다.

이해진(33)대표를 포함한 모두가 똑같은 금액을 받았다. 이 회사는 작년 11월 한국기술투자(KTIC)로부터 1백억원을 투자유치할 때
자산가치를 5백억원으로 평가받았다.

납입자본금 5억원의 1백배나 된다.

올들어 세계 유수의 금융투자회사들이 네이버컴을 찾아와 투자경쟁을 벌이고
있다. 코스닥 등록을 추진중인 네이버컴이 이처럼 장외에서 인기 상한가를 치는
요인은 무엇일까.

우선 분사한 시점이 유리했다.

이 회사는 97년10월 삼성SDS에서 "네이버 포트(Port)"란 사내벤처로 1년
8개월 운영되다가 지난해 6월 분사했다.

경기가 회복국면을 보일 때다.

대부분의 분사기업들이 97년11월 IMF(국제통화기금)관리 직후 구조조정
바람에 휘말려 독립했던 것과는 다르다.

이런 점에서 네이버컴은 분사시점을 잘 선택했다.

이해진 대표는 "네이버컴이 다른 분사기업처럼 IMF직후에 모태기업에서
떨어졌더라면 연구개발보다는 수익성에 치우쳐 기업생명이 단축했을지
모른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이 회사가 단순히 때를 잘 만나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아니다.

네이버컴은 분사이후 좋은 인력을 원할하게 뽑을 수 있었다.

삼성이란 울타리 속에 있을 때는 경직된 공채시스템을 거쳐야만 필요한 사람
을 수혈받았다.

파격적인 인센티브도 불가능했다.

분사이후 이런 제약을 떨쳐버린 네이버는 투자와 자금조달을 신속하게 결정
했다.

몇 단계의 결재라인을 거치지 않고도 마케팅에 과감히 투자했다.

외부에서 지원받는 문제도 속전속결로 해결했다.

더욱이 삼성SDS 소속일 때는 삼성의 경쟁사인 현대나 LG 등과의 제휴를 꿈도
못꿨다.

심지어 삼성 계열사이외의 경쟁사 광고를 유치하는 것도 금기사항이었다.

분사이후 네이버컴은 첨단미디어 기업의 특성을 최대한 살려 내로라하는
기업들과 잇달아 제휴했다.

99년9월 코스메틱랜드 등 6개 포털사이트와 함께 브리지 포털사이트인
시작컴(www.SijaQ.com)을 설립했다.

이어 10월엔 현대증권 대한항공 삼성화재 등 7개사와 인터넷 커뮤니티인
마이 비즈(My Biz)를 만들었다.

현재 네이버컴의 지분은 모태기업인 삼성SDS가 30%를 갖고 있다.

나머지 70%는 이 대표(30% 소유)등 임직원들이 소유하고 있다.

또 모든 직원이 스톡옵션을 받고 있다.

이 대표는 서울대 컴퓨터공학과와 한국과학기술원(KAIST.전산학 석사)을
졸업한 공학도 출신.

92년 SDS에 입사, 정보검색관련 업무에 관심을 가져오다 초임과장 시절인
97년10월 사내벤처 응모에 지원했다.

10대 1의 경쟁률를 뚫고 사내벤처 운영자로 뽑혔다.

이 "네이버"가 삼성 사내벤처 1호였다.

사내벤처 효시가 항구(Port)에서 떠나자마자 "네이버에서 찾지 못하면
웹에는 없는 것"이라며 큰 소리치는 성공한 토종 인터넷 전문기업으로
변모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2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