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보스포럼] "일본 유동성 확대 엔고 방어해야" .. 중계탑

다보스에 모인 세계의 두뇌들은 30일과 31일에도 정치 및 경제 현안을
논의하느라 분주히 움직였다.

특히 일본과 러시아 경제에 대해 심도 있는 토론이 이뤄졌다. 또 가치가 사상 최저 수준으로 폭락한 유로화 가치를 안정시킬 수 있는 방안
에 대해서도 깊은 얘기가 오갔다.

주최측은 포럼장 주변에 삼엄한 경비를 펼쳐 세계화에 반대하는 비정부기구
(NGO)들의 과격한 시위는 일어나지 않았다.

.스탠리 피셔 국제통화기금(IMF) 수석부총재는 30일 기자회견을 갖고
"엔화강세를 막기 위해 일본은행(BOJ)이 금융계의 유동성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엔고는 일본 경제의 심각한 문제이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일본이
성장을 지속시키는 정책들을 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 대장성 재무관(차관)은 일본의 경제
회복기조를 확고한 상태로 올려놓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유로화 가치가 폭락한 것은 다보스에서도 핫이슈가 됐다. 폴 크루그먼 MIT대 교수는 유로화 성공여부는 유럽 시장통합이나 유로권의
경제안정 등 내부에서 찾아야 한다며 환율변동에 민감하게 반응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유로화를 떠받치기 위해 유럽중앙은행이 금리를 인상하는 것은
유로권의 경제성장을 저해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국제 금융계의 큰손인 조지 소로스 퀀텀펀드 회장은 "뇌물
스캔들로 얼룩진 독일 정계가 유로화 약세에 큰 책임이 있다"고 꼬집었다. .세계 시장의 큰 손 조지 소로스는 러시아의 현 상황을 감안할 때 IMF가
러시아에서 손을 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국제기구와 외국 투자자들이 러시아 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을 이미 상실
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스탠리 피셔 IMF 수석부총재는 러시아에 대한 전체 지원금
45억달러중 2차분인 4억6천만달러의 지급을 오는 3월 러시아 대선이 끝날 때
까지 미룰 수도 있다고 밝혔다.

그는 러시아가 경제개혁을 단행하고 있지 않다고 꼬집었다.

.매들린 올브라이트 미 국무장관은 아무르 무사 이집트 외무장관과
에후드 바라크 이스라엘 총리, 바라크 총리의 협상 파트너인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지도자를 차례로 만나 중동 평화 문제를 논의했다.

이번 회동에 대해 중동 대표들은 만족스러웠다는 반응을 보였다.

나빌 샤드 팔레스타인 기획장관은 "올브라이트 장관과 아라파트의 회담은
매우 긍정적이었으며 미국이 중동 평화를 추진하기 위해 실질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느낌을 갖게 됐다"고 평가했다.

.1천여명의 시위대가 무역자유화 및 세계화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면서
경찰과 대규모 충돌을 빚은 뒤 다보스에는 경비가 한층 강화됐다.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이 도착한 29일에 발생한 폭력사태 때문에 곤혹
스러워진 현지 경찰이 철통경비를 편 것이다.

그러나 앞으로 시위 계획이 더 없는 것으로 알려진 데다 포럼이 2월1일이면
폐막될 예정이어서 현지 경찰이 실추된 체면을 만회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포럼에 참석한 카말 하라지 이란 외무장관은 이란 망명자들로부터 페인트
세례를 받은 뒤 29일 황급히 다보스를 떠났다.

바바라 에르스키네 WEF 대변인은 이란 대표단이 회담장을 떠난 이유에 대해
아무런 설명이 없었다고 말했으나 스위스 보안당국은 페인트 세례와 관련
있다고 추정했다.

.세계 최대 소프트웨어 업체 마이크로소프트사는 인터넷 컨텐츠쪽으로
방향을 전면 수정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회사의 소프트웨어 설계부문 책임자 윌리엄 게이츠는 30일 "향후 수년내
에는 순수한 콘텐츠 회사의 전부는 물론 일부도 인수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렇더라도 콘텐츠 회사들과의 협력 및 유대 관계는 계속 유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