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 네티즌 : (동호회를 찾아서) 하이텔 '드라마'

"즐거움이 있는 곳, 연극동입니다"

하이텔의 연극동호회 "드라마(DRAMA)"가 네티즌을 맞는 슬로건이다. 하이텔 연극동은 하이텔이 만들어지기 전에 생겼다.

국내에 PC통신을 정착시킨 한국경제신문 케텔(KETEL)의 "예술기획 통신연극
동호회"가 모체다.

하이텔은 물론 모든 온라인 동호회 가운데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한다. 현재 전국에서 모두 3천8백여명의 회원이 한달에 한번씩 정기관극모임을
갖고 있다.

"즐거움이 있는 곳"이라는 슬로건이 말해주듯 연극동은 인간적인 유대가
유달리 돈독하다.

연극을 사랑하는 사람들인 만큼 적극적이고 끼 있는 회원들이 많다보니
세미나를 하든 뒷풀이를 하든 "멋들어지게" 한다. 물론 회원들을 하나로 묶어주는 것은 연극에 대한 뜨거운 애정과 관심이다.

함께 연극연습과 공연을 하면서 부대끼다 보면 친목을 벗어난 "동지애"를
느끼게 된다.

1992년부터 연출가 김효경, 극단 미추 손진책 대표, 마임이스트 유진규 등
연극계의 명사들도 통신이나 워크숍을 통해 회원들과 만남을 가졌다. 연극동호회의 가장 큰 특징은 연극을 감상하는데 그치지 않고 정기적으로
연극공연을 개최한다는 점.

1992년 김동철(eynsfold)님이 연출한 제1회 정기공연 "셔츠"를 비롯 2회
"결혼", 3회 "병자삼인", 1997년 록뮤지컬 "상문풀이" 등 지난해까지 13회가
넘는 연극, 뮤지컬을 공연해 왔다.

연극분야에 종사하고 있는 회원도 있어 연극계 소식이나 공연정보도 쉽게
구할 수 있다.

각 극단의 공연소식은 물론 대학극회의 공연 정보, 지방 극단의 공연안내
등 다양한 연극 정보를 쉽게 구할 수 있을 뿐 아니라 2백개가 넘는 귀중한
희곡작품을 연극동 자료실에서 구할 수 있다.

하이텔 연극동은 단순히 연극애호가와 아마추어 연극지망생만의 공간이
아니다.

"연극을 보고"라는 게시판은 연극계에 상당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가공되지 않은 질퍽한 감상과 비평, 찬사가 공존하는 곳이 연극동이다.

좀 투박하고 세련되지는 않지만 관객의 시각으로 솔직하게 쓴 감상평은
일선의 연극인들에게 따가운 일침이 된다.

현재 연극계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모 연극배우는 이곳의 연극평을
보고 너무 날카로워 부담이 되니 조금만 부드럽게 써주었으면 하고 요청했을
정도다.

"연극계라는 토양에 새싹을 돋게 하는 자양분이 되는 것", 연극을 사랑하는
하이텔 연극동 회원들의 소박한 바람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