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옴부즈맨 칼럼] '대우매각' 보도 깊이있고 충실

김동훈

지난 한주는 자동차 부문을 비롯한 대우 5개 계열사의 일괄입찰 매각계획에
대한 뉴스로 시작됐다. 그동안 여러 가지 이유로 국민들의 관심을 모아왔고 그렇다 보니 말도
많았던 이 사안에 대한 한경의 지난 14일자 보도는 깊이 있고 충실하였다고
본다.

1면의 보도기사와 더불어 3면 해설 기사에서는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는
대우 계열사 매각에 대한 인수희망 기업들 각각의 입장과 전략을 심도있게
분석했다.

그리고 이어서 5개 계열사를 패키지로 일괄매각하려는 배경과 의도를 별도로
상세히 설명함으로써 대우 매각과 관련된 쟁점과 향후 구도를 전체적으로
조명해 준 것은 높이 살 만하다고 하겠다. 또한 뒤이은 기사 "현대-GM의 신경전"에서는 각사의 공방 내용을 상세히
알려주어 독자들의 이해와 판단에 많은 도움을 주었을 뿐만 아니라 이에
대해 좀더 깊이 생각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주었다.

대우자동차가 누구에게 어떠한 조건으로 매각되어야 하며 이것이 국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무엇인가에 대한 논의는 지난 수개월 동안 많이
이루어져 왔다.

그 논의의 중심에는 언제나 한국 자동차 산업의 미래가 거론되곤 한다. 물론 대우 인수로 인해 등장하게 될 경쟁자의 모습과 이로 인한 경쟁구도의
변화가 한국 자동차 산업의 경쟁력과 나아가 우리 경제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임은 틀림없다.

이번 매각에 대한 국민적 관심 또한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상황을 조금 냉정하게 본다면 자동차 업체의 미래 경쟁력을 더욱
직접적으로 결정지어줄 요인은 다름 아닌 고객의 사랑을 받기 위한 기업
스스로의 노력일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 자동차 업체들을 보면 걱정스러운 면이 많이 보인다.

예를 들어 신형 자동차를 출시하면서 표면적인 제품개선은 하지만 가격을
유지한다는 이유로 정작 중요한 에어백을 빼는 시대착오적인 행태를 보이고
있는 경우가 있다.

뿐만 아니라 1만원짜리 옷을 사더라도 입어보고 사는 것이 당연한데
수천만원대의 자동차를 사면서는 고객이 사고 싶은 색상, 원하는 옵션 등을
직접 보고 시운전을 한 후에 구입할 수 있게 되어 있지 못하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대우 문제를 보도하는 과정에서 우리나라 자동차업체
들의 경쟁력과 문제점을 점검하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이다.

상당기간 심상치 않게 치솟던 국제 원유가격이 마침내 배럴당 30달러를
돌파했다는 기사가 16일 머리기사로 실렸다.

이와 더불어 엔저, 원고, 소비행태 등 여러 요인들이 경제에 복잡하게
작용하고 있는 것 같다.

경제회복을 향해 조심스럽게 전진하고 있는 우리로서는 우려하지 않을 수
없는 일이다.

우리 경제를 흔들고 있는 이러한 요인들에 대한 한경의 한 주간 보도와
분석은 경제전문지로서 손색이 없었다.

16일자 4면 기사에서는 유가상승에 대한 산유국들의 입장과 반응을 분석함
으로써 이 상황에 대해 이해하고 예측하는 데 도움을 주었다.

18일에는 1면 머리기사와 3면 분석기사를 통해 유가 및 엔화와 원화의
환율에 의해 영향을 받고 있는 우리나라 경제상황과 이에 대한 정부 대책을
심도있게 분석 보도하였다.

경제 3대 변수를 조목조목 분석 전망한 것은 특히 돋보였다.

정보 기술과 인터넷의 발전이 사회를 변화시키고 있다.

이는 어제 오늘의 얘기는 아니지만 그 속도와 범위가 날로 커지고 있다.

지난주 한경은 이 주제에 대해 많은 지면을 할애했다.

그중 17일 사이버경영혁신 2000 기획기사가 눈에 특히 띠었다.

인터넷 사용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세계적인 수준에 와있는 한국으서는
지금까지 갖지 못했던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매우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이 기회를 잡기 위해서는 인터넷 시대에서 요구하는 것을 기업들이 빨리
인식하여 변화하는 것이 절실히 요구된다.

이러한 의미에서 e-컴퍼니로의 변신 과정과 이에 대한 외국 사례를 다룬
것은 매우 시의적절했다고 본다.

또한 15일자 1면의 "중소기업 정보화 사각지대"라는 기사에서 초고속망
서비스 업체들이 아파트 지역 같이 인구가 밀집된 지역에 치중하면서
중소기업 공단은 규모가 작다는 이유로 외면하고 있다는 점을 꼬집은 것은
국가적으로 매우 유익하였다고 생각한다.

한편 우리 사회의 냄비 속성을 보는 것 같아 씁쓸하기도 했다.

어떤 의미에서 보면 e-컴퍼니로의 변신은 중소기업 입장에서 더욱더
절실하다고 본다.

정보화의 지연으로 인한 타격이 보다 즉각적으로 나타날 것이기 때문이다.

대기업들은 인력과 자금력을 바탕으로 변신할 것이다.

그러나 중소기업은 변신할 수 있는 자원이 부족할 뿐만 아니라 변신해야
하는 필요성조차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들의 정보화를 통신업자들에게만 맡겨놓을 수는 없을
것이다.

정확한 현황 파악을 바탕으로 효과적인 지원책이 정부차원에서 제시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2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