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IMF 3년차 증후군'] (분석과 전망) '세마리 토끼...'

[ 세마리 토끼 잡기의 환상 ]

현재 우리 경제는 외형적으로 호조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실상은 왜곡된 시장신호로 인해 경제 내부의 취약성이 가려진
상태다.

앞으로 여건이 악화될 경우 우리 경제에 대한 불안감이 갑자기 증폭될
위험이 있다.

현 시점에서 사전대응이 중요한 것도 그런 연유다. 문제는 정책당국이 운신할 수 있는 여지가 좁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현 상황에서 정책을 긴축으로 선회할 경우 기업부실과 금융부실이 야기돼
개혁정책이 후퇴할 우려가 있다.

반면 저금리를 바탕으로 한 현 기조를 계속해서 유지할 경우 자금운용의
단기화, 성장잠재력 약화와 같은 부작용이 심화될 가능성도 높은 상태다. 대외여건도 유가상승, 엔화약세로 약화되고 있다.

이런 시기에 바람직한 정책은 직접적인 시장개입을 통해 정책효과를 기대
하기 보다는 취약부문의 보완을 통해 경제 내부의 대응력을 키우는 방향으로
잡아야 한다.

다시 말해 정책당국은 시장기능 확충을 통해 각종 불균형 요인을 해소하는데
주력해야 한다. 이런 커다란 정책틀 내에서 무엇보다 대외환경 변화를 흡수할 수 있는 완충
능력을 확보해야 한다.

관건은 현재 남아 있는 부실을 털어내는 일이나 그때까지는 정책당국은
외환보유고 확충, 인접국과의 공조를 통해 시간을 확보해 줘야 한다.

수출상품 구조도 가격 이외의 경쟁력을 확보해 환율의존적인 성향에서 벗어
나야 한다.

경제운용에 있어서는 거시경제 목표간에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환율, 금리와 같은 가격변수도 각각의 시장여건에 맞게 현실화해야 한다.

현재 우리 경제는 고무풍선이 부풀려질 대로 부풀려진 상태다.

특정목표(저금리)를 의식해 다른 한쪽을 누르다(원화 절상)보면 고무풍선이
터지게 마련(무역적자)다.

마지막으로 경제주체들의 도덕적 합의(moral-suasion)도 구해 나가야 한다.

현재 우리 사회내에서는 경제이기주의가 팽배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정책당국이 정치적 목표를 의식해서 나서다 보면 잠재된
불안요인이 좀 더 빨리 현실화될 수 있다는데 유념해야 한다. 한상춘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2월 2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