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GM '대우차 신경전'..GM 스미스회장 "인수하면 월드카 생산"

대우차 인수를 둘러싼 현대와 GM간의 신경전이 본격화되고있다.

방한중인 잭 스미스 GM회장은 10일 기자회견을 갖고 "대우차를 인수하면 월드카를 생산하겠다"고 말했고 현대는 "그럴 줄 알고 미쓰비시를 통한 다임러크라이슬러와의 월드카 추진 계획을 앞당겨 지난 일요일에 먼저 발표했다"고 맞받았다. 현대차 고위관계자는 이날 "현대차 지분 1백%를 인수하는데도 현재 주가수준에서 3조원 정도면 충분하며 51%의 지분을 인수해도 1조5천억원이면 된다"면서 "대우차가 이만한 가치가 있느냐"며 이같이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대우차입찰도 삼성차처럼 자산을 매각한뒤 부채는 벌어서 갚는 방식이 될 것"이라면서 "그렇다면 1조원도 들어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다임러크라이슬러-미쓰비시-현대간 월드카 공동개발계획을 너무 성급하게 발표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우리는 잭 스미스 GM 회장이 방한기간중 대우차 인수의 명분으로 월드카 구상을 밝힐 것으로 예상하고 있었다"며 "불가피한 결정이었다"고 밝혔다. 한편,잭 스미스 GM 회장은 이날 서울 논현동 "GM 오토월드" 전시장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GM은 대우차의 연구개발 능력을 활용해 저가모델의 플랫폼을 개발하고 아태시장과 세계시장을 공략할 것"이라고 말했다.

루디 슐레이츠 GM 아시아태평양 담당 사장은 "GM은 이미 월드카로 시보레 코르사 모델을 개발해 멕시코 남미 인도 등에서 상당한 판매실적을 올렸다"며 "대우와 월드카 개념의 새로운 베이스 모델을 만든뒤 각 지역실정에 맞는 시장진출 전략을 구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미스 회장은 그러나 월드카 개발계획에 대해 구체적으로 밝힐 수 있는 단계는 아니라고 덧붙였다. 대우차 운영계획에 대해 스미스 회장은 "GM의 기술 지원이 이뤄지면 대우의 생산능력은 엄청나게 커질 것이며 아태지역에서 가장 중요한 생산기지로 부상하게 될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이어 "GM과 대우는 이미 오랜 파트너십을 유지해왔고 양사의 결합은 막대한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것"이라며 대우차 인수에 강력한 의지를 표명했다.

경제위기시 철수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스미스 회장은 "대우차를 인수한 뒤 생산성과 시장성이 악화되더라도 한국에서 철수할 계획이 없다"고 답했다. 포드의 물밑움직임도 부쩍 심해지고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이날 일정이 취소되기는 했지만 김대중대통령과 면담할 예정이었던 리처드 앨런 전 백악관 인사담당 보좌관이 포드의 대리인(에이전트)역할을 맡고 있으며 포드의 대우차 인수를 위해 월드카계획을 제시할 것이란 분석도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또 포드가 현대차외에 삼성과 제휴,대우차인수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어 5월말-6월초 있을 대우차 입찰신청결과가 주목된다.

문희수 기자 mhs@k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