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24일자) 유전자특허 기준 마련을

미국 유럽연합 일본의 특허당국 실무자들이 최근 일본 도쿄에서 모임을 갖고 유전자특허 문제를 집중적으로 논의했다고 한다.

유전자특허를 둘러싸고 각국이 새로운 특허지침 마련에 골몰하고 있는 상황임을 감안할 때 이는 매우 주목할 만한 일이다.

금년초 유전자정보와 관련하여 미국의 클린턴대통령은 기능이 명확히 규명되지 않으면 특허로 인정할 수 없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유럽엽합과 일본정부 역시 견해를 같이한다는 것이 이번 도쿄회의에서 분명히 밝혀졌다.

이에 따라 미국의 셀레라 지노믹스사 등 일부 민간기업들이 가출원해 놓은 단순한 유전자 배열정보는 특허로 인정되지 않을 전망이다.

하지만 어디까지 기능을 명확히 해야 특허로 인정할 것인지에 대한 세부적 공통기준이 마련되려면 국제적인 공동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주지하다시피 특허기준에는 신규성과 유용성이 중시된다.

이에 따라 자연법칙이나 생명적 특성에 관해서는 그동안 특허시스템이 상당히 보수적이었다.

하지만 물질특허가 인정되듯이 유전자 역시 특허대상이 될 수는 있다.

다만 인간이 새로이 합성한 것이라기보다 천연물질의 발견이라는 의미가 강하므로 기존 특허기준에서 볼 때 유용성을 명확히 하지 않을 경우 특허로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물론 여기에는 유전자의 광범위한 응용범위를 감안하여 특허의 독점적 폐해를 고려한 측면도 있을 것이다.

생명기술의 급속한 발전과 막대한 파급효과를 고려할 때 유전자특허의 유용성 기준이나 보호범위는 긴요한 현안과제임에 틀림없다.

특히 산업경제적 측면뿐 아니라 사회윤리적 측면까지 고려해야 하기에 결코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정부는 국제적 움직임을 면밀히 주시하면서 생명기술분야의 새로운 특허심사기준을 마련하는데 만전을 기해 나가야 할 것이다.

아울러 인간게놈지도 연구결과의 발표를 계기로 내외국인의 특허출원이 크게 증대할 것으로 예상돼 심사인력 등 심사시스템의 정비도 서둘러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