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스티븐 호킹

인간의 의지와 정신력의 한계는 어디까지인가.

손가락 두개밖에 움직일수 없는 상태에서 우주의 비밀을 밝혀가는 천체물리학자 스티븐 호킹(58) 박사의 모습은 이같은 의문에 ''무한대''라는 답을 내놓는다.호킹은 물리학의 천재로 촉망받던 스무살때 갑자기 온몸이 굳어지다 2∼3년안에 죽는 루게릭병에 걸렸다는 통보를 받고도 자신을 방기하기는 커녕 혼신을 다해 연구에 몰두했다.

그 결과 1974년 블랙홀 이론을 발표, 세상을 뒤흔들었다.

뿐만 아니라 10여년째 목소리를 잃고 휠체어에 부착된 음성합성장치를 통해 말하면서도 활동을 멈추지 않았다.그가 88년 우주의 역사에 대해 쓴 ''시간의 역사''는 40여개국에서 1천만권이상 팔렸다.

숨쉬기조차 곤란해 보이는 그의 작업은 불가사의에 가깝다.

제주도에서 열리는 세계 우주과학학술대회(COSMO 2000) 참석차 내한한 그는 청와대 강연에서 "살아있는게 가장 큰 업적"이라면서 병에 걸리기 전까진 삶이 지루했으나 일찍 죽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안뒤 삶이란 좋은 것이고 하고 싶은 일도 많다는 걸 깨닫고 정신을 집중하게 됐다고 털어놨다.그는 또 우주가 변하지 않는다면 그동안 별들이 방출한 빛과 열 때문에 뜨거워지고 그 결과 한밤중에도 낮처럼 밝아야 하는데 안그런 건 우주가 팽창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의 빅뱅이론 양자중력론 등을 일반인이 이해하기는 어렵다.

보통사람의 숨을 멎게 만드는건 그의 학문적 업적보다는 그같은 극한상황속에서 웃음을 잃지 않는 대목이다."사람은 호두껍질 안에 갇혀서도 무한한 공간의 왕이라고 생각할수 있다는 햄릿의 말은 옳다"는 얘기는 그가 어떻게 마른 잠자리같은 육신으로 성한 사람도 못해내는 우주생성의 원리를 밝혀내는지를 전해준다.

호킹의 오늘이 있기까지엔 수학자인 동료 펜로즈 등 주위의 도움이 컸던게 물론이다.

그러나 그를 지켜내고 있는건 그 자신임에 틀림없다.

어제도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취직에 실패한 청년이 자살했다는 소식이 전해졌거니와 지금도 스스로를 버리고 싶은 이들은 호킹의 앙상한 모습을 다시 한번 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