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데이트] '탤런트 조재현' .. "저를 우습게만 보지 마세요"

"야,니가 날 두고 라이벌이라고 했다며.너 진짜 라이벌로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그런 얘기를 쉽게 하는 거 아냐?"

"에이 아니에요,라이벌 형"

SBS''줄리엣의 남자''에서 코믹한 행동대장 심복규로 주가를 올리고 있는 조재현(35). 얼마전 촬영장에서 만난 차태현을 붙들고 코믹연기의 진수를 겨루느라 옥신각신하는 모습이다.

얄미운 표정에 애드리브를 더한 그의 연기는 n세대인 차태현의 코믹연기와 콤비를 이루며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안겨주고 있다.

요즘 맡는 배역마다 껄렁껄렁한 건달 아니면 코믹배역이다.

드라마 ''해피투게더'' ''사랑하세요''를 비롯 영화 ''섬'' 등 내리 비슷한 연기다.

"정말 어느날 자고 일어났더니 코믹 배역을 주로 맡는 연기자가 됐더라구요.

초창기에는 멜로드라마를 주로 했었는데 말이죠.처음에는 조바심도 많이 났지만 연기는 장기전 아닙니까"

사실 이번 드라마도 오종록 PD와의 개인적 친분만 없었다면 사양하고 싶었다고 한다.

그는 "대본을 받아보니 쌍코피가 터지고 다소 과장된 듯한 캐릭터가 부담스럽더라구요"라며 드라마를 본 초등학교 2학년인 딸아이로부터 "아빤 왜 맨날 코피 터져"라는 전화를 받았을때는 착잡하더라고 말했다.

"자꾸 캐릭터가 한쪽으로 굳어져가는 것 같아 걱정"이라는 그가 후배로부터 오빠는 연기를 좋아하느냐는 질문을 받고 한참 동안 생각한 끝에 쪽지에 적어낸 대답은 ''세모''.예전에는 생각할 것도 없이 ''동그라미''였었다고 한다.

"제가 가고 있는 연기자의 길이 정도에서 45도는 비껴가고 있는 것 같아요.

요즘은 드라마가 점점 캐릭터쇼처럼 변하다보니 인물이나 상황분석에 의한 꼼꼼한 연기보다는 개인의 캐릭터가 더 중요하게 돼버린거죠"

그에게 저예산영화는 자신의 연기를 재점검할 수 있는 또 다른 창이다.

영화데뷔작도 최초의 저예산영화라 할 수 있는 35㎜영화 ''가슴에 돋는 칼로 슬픔을 자르고''.김기덕 감독의 ''악어'' ''섬''에서 미워할 수 없는 악역을 깔끔하게 소화해내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최근에는 신인감독 박성웅과 ''교도소 월드컵''이라는 색다른 주제의 영화를 찍고 있다.

"저예산영화는 상업영화들과 얘기하는 스타일이 많이 다른 게 매력이에요.

그들과 힘들게 작업하는 과정도 제게 맞는 것 같아요"

"코믹 캐릭터든 건달이든 제가 만들어놓은 짐이라고 생각해요.

내년쯤에 공연예정인 연극 ''에쿠우스''나 새로운 영화들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자꾸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릴 계획입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