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20일자) CDMA 방식과 한/중경협

지난 18일 청와대 회담에서 김대중 대통령과 주룽지 중국총리가 합의한 내용은 우리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합의내용중 특히 관심이 가는 대목은 중국이 이동통신사업에서 부호분할다중 접속방식(CDMA)을 포함키로 한 점,외환위기 발생에 대비해 양국 통화스와프(SWAP)협정을 조기체결키로 한 점,중국의 서부개발에 한국이 참여키로 한 점 등이다.물론 이번 합의가 당장 실천에 옮겨지리라 기대하는 것은 성급한 감도 없지 않으나 92년 수교 이래 폭발적인 증가세를 거듭하고 있는 한·중경협에 새로운 전기가 될 것은 분명하다. 중국이 CDMA 방식을 포함키로 합의한 것만 해도 향후 5년간 3백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는 중국의 제2이동통신 사업에 국내기업의 참여기회가 확보되는 것을 의미한다.

중국정부는 지난해 차이나유니콤을 CDMA 주관사업자로 선정하고 입찰을 진행시켜 왔다.

그러나 퀄컴과의 특허료 협상 및 차이나유니콤의 해외증시 상장 등을 이유로 CDMA 도입이 무기연기 됨에 따라 국내기업의 애를 태우게 했다.이런 점에서 이번 합의는 정보통신업계에 희소식이 아닐 수 없고,CDMA 종주국으로 자처하고 있는 우리로서는 중국시장 진출기회 확보 이상의 의미도 갖는다고 볼 수 있다.

세계최대의 통신시장으로 부상할 중국의 CDMA 방식채택은 다른 나라의 기술표준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21세기 거대 프로젝트인 서부개발사업에 한국의 참여를 적극 요청한 한 것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중국정부는 동부지역 12개성 중심의 기존 개발전략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보고 2001년부터 시작되는 10차 5개년계획의 핵심사업으로 서부개발을 추진할 계획이다.

상대적으로 낙후된 중국의 서부지역 개발을 위해서는 막대한 규모의 사회간접자본 투자가 필요할 뿐 아니라 이 지역에는 석유 가스 등의 자원이 풍부하고 잠재 시장규모도 매우 크다.

따라서 중국의 서부지역개발 사업은 투자와 시장진출 측면에서 우리에게 많은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마지막으로 세계에서 두번째로 많은 외환보유고를 확보하고 있는 중국과 통화스와프 협정을 조기체결키로 합의한 것도 매우 의미있는 일이다.

이미 거론되고 있는 한·일 통화스와프 협정에 이어 한·중 통화스와프 협정이 체결될 경우 만일 있을지도 모를 외환위기에 대한 안전장치가 마련된다는 점에서 더 없이 좋은 일이다.

하지만 한·중·일 통화스와프 협정체결은 국제적으로 민감한 사안이 될 수 있다는 점에 충분히 유념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