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방금고 불법대출' 사건] 政/官界 '흔적'..'사설펀드 가입자는'

정현준 한국디지탈라인 사장의 사설펀드 가입자가 과연 누구인지가 관심거리다.

일부 정·관계 인사들이 남의 이름을 빌려 가입한 흔적이 발견돼 이른바 ''정현준 리스트''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정 사장이 만든 사설펀드는 본래 한국디지탈라인의 주가를 유지하기 위한 것이었다.

주당 10만원대까지 치솟았던 주가가 수천원 선으로 폭락하자 자금을 모아 주식을 사들이기 위해 만든 것이다.

그러나 이 펀드는 주가조작에 동원됐고 끝내 정·관계 로비용으로 변질되고 말았다.정 사장이 조성한 사설펀드의 규모는 약 2백억원대로 알려지고 있다.

이 펀드에는 주로 한국디지탈라인과 평창정보통신 직원들이 가입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일부 정치인과 관료,전 C증권 권모지점장,사채업자 강모씨,폭력조직 보스출신 C씨,연예인 C씨,K씨등도 가입해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이번 사건의 주요 연루자인 장래찬 금감원 국장도 이 펀드에 3억5천9백만원을 가입한 사실이 확인됐다.

이와관련,검찰 관계자는 "한국디지탈라인의 주가가 급락하자 정 사장이 지난 6월과 8월등 수차례에 걸쳐 주가조작을 시도했는데 이때 이 펀드가 동원된 흔적이 있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정 사장은 2백여명의 명의를 이용했는데 이 가운데 가·차명을 이용한 유력인사들이 포함된 흔적이 있다는 것이다.정 사장은 사설펀드를 조성하면서 유력인사들에게 "높은수익을 올려주고 손실이 날때는 보전해 주겠다"고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증시 침체로 ''작전''은 잇따라 실패했고 유력인사들에게 손실을 만회시켜 주기 위해 불법대출 자금의 일부를 사용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게 검찰의 해석이다.

실제로 정 사장은 장 국장의 손실액을 보전해 주었다고 밝혔다.검찰 관계자는 "사설펀드 가입자들의 신원이 상당부분 파악됐다"며 "한국디지탈라인의 직원이 대부분이지만 신원이 명확하게 확인되지 않는 일부 인사들이 발견돼 신원을 조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대인 기자 bigm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