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26일자) 은행대주주 경영권 보장해야

은행 소유한도를 확대하겠다는 정부방침은 올바른 방향이라고 본다. 외국인 투자자와의 형평에 맞고 기본적으로 은행경영을 책임질 지배주주가 있어야 한다는 점에서도 그렇다.

특히 2단계 금융구조조정을 주도하게 될 금융지주회사의 경우 서로 이질적인 여러 금융기관들을 포괄하게 된다는 점에서 지배주주 출현의 필요성이 더욱 절실하다고 하겠다.지난 3년여동안의 금융개혁을 통해 인원감축 조직통폐합 자기자본확충 등 하드웨어 측면은 어느정도 개선됐지만 수익성제고 여신건전성 관리 등 은행경영의 소프트웨어가 여전히 미흡하다는 사실은 최근 한빛은행 불법대출 사건에서도 확인되고 있다.

따라서 은행의 책임경영체제 구축을 더이상 늦출 수 없다는 점에 대해서는 이론이 없으며 이는 어제 열린 금융발전심의회의 참석자들도 마찬가지였다.

문제는 단순히 은행지분 소유한도를 늘려준다고 해서 책임경영체제가 저절로 확립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즉 책임경영체제 확립을 위해 중요한 것은 은행경영권을 실질적으로 행사할 수 있느냐 여부지 지분한도를 규제하는 구체적인 수치가 아니라는 얘기다.

''은행주인 찾아주기''가 책임경영을 담보할 수 있다는 판단아래 우리는 그동안 여러차례 은행 지배주주의 출현과 실질적인 경영권행사 허용을 촉구한바 있다.

정부가 이번에 은행 소유한도를 국제기준인 10%로 확대한다지만 이는 지난 95년초 8%에서 4%로 축소했던 것을 다시 원상회복시키는 정도에 불과하며 그 자체만으로는 은행경영이 달라질 이유가 별로 없다.중요한 것은 수치가 아니라 대주주가 실질적으로 경영권을 행사할 수 있느냐는 점이기 때문이다.

이 점에서 볼 때 특히 관심을 끄는 대목은 은행 지배주주에 대한 금융감독당국의 승인기준이다.

이 기준을 지나치게 까다롭게 할 경우 지난 95년처럼 금융전업가는 규정에만 있을 뿐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게 되며 이렇게 되면 소유한도 확대도 무의미하게 된다.이번에도 금감위의 점검내용중 "금융기관의 건전성과 금융산업의 효율성을 꾀하는데 적합한지"라는 대목이 매우 포괄적이고 애매한데 이를 보다 객관적이고 명확하게 규정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은행의 사금고화를 막아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를 위해 그동안 회계제도 개선, 사외이사제 도입 등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인 만큼 이제는 지배주주가 책임경영을 할 수 있도록 경영권 행사를 허용해야 할 때가 됐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