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고업계 '동방쇼크'] '해동/한신금고 표정'

서울의 해동금고와 한신금고가 정현준 한국디지탈라인 사장 관계사에 교차대출한 것으로 알려진 직후인 26일 두 금고에 부분적으로 예금인출요구가 있었지만 별다른 혼란은 없었다.

해동금고 관계자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7백억원 규모의 여유자금을 준비해 뒀다"면서 "문의 전화는 많이 왔지만 예금자들의 큰 동요는 없었다"고 말했다.

해동금고측은 이날 하룻동안 약 1백50억원 정도의 예금이 빠져 나갔지만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해동금고는 지난달말 기준으로 약 6천억원의 수신을 기록하고 있다.

한신금고 관계자는 "보통 때와 큰 차이가 없었지만 혹시 있을지 모르는 인출 움직임에 대비해 1백억원 정도의 여유자금을 마련해 뒀다"고 말했다.

금감원 검사 결과 해동금고는 계열사인 건자재업체 해동매쉬와 해동슈퍼데크 두 회사가 설비증설을 위한 자금이 필요해 정 사장 관계회사 2곳에 각각 32억원, 30억원씩 총 62억원을 대출하고 그 대가로 동방금고에서 같은 금액만큼을 지원받았다.

한신금고의 경우 동방금고 계열사인 케이씨인터내셔날에 24억원을 빌려 주는 조건으로 계열사인 삼익물류가 동방금고로부터 동일한 금액을 대출받았다.

현행 금고법은 2% 이상 지분을 소유한 주주에게는 대출을 금지(출자자대출제한)하고 있다.

또 동일인 여신 한도를 자기자본의 20% 이내(80억원 이하)로 규정하고 있다.

두 금고 모두 이 한도 이내에서 대출해 준 것이어서 법규를 위반한 것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또 형식적으론 다른 여신과 비슷한 데다 교차대출을 출자자대출로 보더라도 자기자본(해동 2백97억원, 한신 2백38억원)보다 적어 영업정지 대상도 아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불법대출을 방조한 꼴이 돼 금감원이 어떤 제재를 내릴지는 미지수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