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민족 벤처 네트워크] (특별좌담) '한국 벤처산업 나아갈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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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KE 2000 행사에 참석한 각 지역대표들은 4일 서울 코엑스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전세계에 흩어져 있는 한민족을 네트워크로 엮어 벤처기업을 국제화하자는 아이디어는 시의적절한 과제라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한국벤처들이 아이디어와 응용기술은 뛰어난데 반해 해외현지의 네트워크 부족으로 곤란을 겪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해외 벤처기업인들은 특히 INKE를 1회성 연례행사로 그치지 말고 지속적인 정보교환의 장으로 삼아 실질적인 한민족 네트워크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이날 간담회 내용을 자세하게 풀어본다.
[ 참석자 ] 김향철 (중국)
김형순 (한국)
데이비드 한 (미국)
전요섭 (독일)
프랭크 김 (미국)
사회 : 안현실 (가나다 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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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현실 한국경제신문 전문위원 (사회) =최첨단 기술개발 경쟁이 갈수록 뜨거워지는 가운데 정보통신관련 벤처기업들이 디지털경제를 이끄는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각국의 IT(정보통신)업계와 시장 현황은 어떠한가.
◆ 프랭크 김 호텔글로벌 대표 =미국은 인터넷 비즈니스와 하이테크 벤처산업을 주도해 왔다.
벤처기업의 미래성장성을 보고 B2C(기업소비자간).B2B(기업간).B2G(기업정부간) 솔루션 업체 등에 많은 투자가 이뤄졌다.하지만 이젠 수익을 거둘 수 있다는 ''가능성''이 아닌 ''실제 결과''를 보여주지 못하는 기업은 살아남기 힘들게 됐다.
현재 미국 벤처캐피털들이 관심을 갖는 분야는 무선인터넷 통신 생명공학 등이다.
◆ 전요섭 HDTH GmbH 대표 =유럽은 보수적인 성향이 강하고 변화를 싫어한다.
따라서 기존의 인프라 위에 새로운 것을 접목시켜 나가는 경향이 있다.
더욱이 미국과 유럽은 통신 소프트웨어 등 전반적인 IT산업의 ''규격(specification)''부터가 다르다.
◆ 김향철 베이징신성시공네트워크 대표 =중국에서 벤처에 대한 개념이 잡힌 것은 작년 6월부터다.
전체 인구의 90% 정도는 벤처에 대해 잘 모르고 있는 상태다.
벤처 창업 움직임이 활발한 곳도 베이징 상하이 선전 등으로 제한돼 있다.
한국의 벤처기업협회 기술거래소 전자상거래협회처럼 벤처관련 기구도 마련돼 있지 않다.
하지만 작년 말부터 엄청난 속도로 인터넷 붐이 확산되고 있다.
그 예로 올해 초 베이징에 두 곳에 불과했던 IDC(인터넷데이터센터)가 지금은 40∼50곳에 달한다.
◆ 사회 =한국 벤처기업들을 보는 해외 시각은.
◆ 데이비드 한 디지털서포트 대표 =한국업체들의 제품이나 아이디어는 훌륭하다.
하지만 우수한 제품을 판매하는 역량이 부족한 것 같다.
고객을 잘 파악하지 못해 ''세일즈''를 못하는게 문제다.
해외 바이어 혹은 투자자들에게 자신이 개발한 제품이 무엇이고 어떤 강점이 있는지 분명히 설명하지 못하는 것 같다.
아무리 훌륭한 제품이라도 시장에 알리지 못하면 아무 소용이 없다.
◆ 프랭크 김 =세계적인 기업들은 자신의 회사를 알릴 때 간단명료하게 설명할 줄 안다.
자신의 회사를 "We network networks(우리는 네트워크를 엮어주는 회사다.존 챔버스 시스코 회장)"처럼 단 한 마디로 쉽게 요약할 줄 알아야 한다.
한국 벤처기업들은 말로는 글로벌화를 내세우면서 너무 한국적인 것에 치중하는 것 같다.
◆ 전요섭 =한국업체들은 좋은 아이템과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갖고 있다.
각각의 응용기술들도 쓸만한게 많다.
하지만 핵심.원천기술을 갖고 있는 곳이 많지 않다.
응용기술만으로는 해외시장에 적응하는데 한계가 있다.
각 시장 특성에 맞는 최적화된 솔루션을 제공할 수 없는 탓이다.
반면 유럽업체들은 핵심.원천기술을 많이 갖고 있다.
유럽의 핵심.원천기술과 한국의 응용기술을 접목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
◆ 사회 =한국벤처의 세계시장 진출을 위한 효율적인 전략은 무엇인가.
◆ 프랭크 김 =미국에 진출하기 원한다면 우선 사업계획서부터 미국 비즈니스 스타일에 맞게 작성해야 한다.
기업 분석은 물론 경쟁사의 장.단점을 비교하고 실제 돈을 벌 수 있는 구체적인 마케팅 전략까지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자신이 보유한 솔루션에 적합한 고객층을 대상으로 체계적인 시장 접근이 긴요하다.
◆ 전요섭 =막연하게 세계화.국제화만 부르짖으면 비즈니스 초점을 잃을 수 있다.
회사의 핵심역량과 비즈니스 성격을 철저히 파악한 다음 그에 맞춰 시장 공략에 나서야 한다.
한국기업들은 너무 미국 지향적이다.
투자자금을 유치하는 데도 미국에만 치우쳐 있다.
미국 일변도에서 벗어나야 한다.
유럽은 필요한 기술에 대해선 과감하게 투자한다.
유로화 투자전략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 김향철 =중국에서 사업하려면 중국인의 사고.생활방식을 인정해야 한다.
현지 인력의 효율적인 활용여부에 성패가 달려 있다.
◆ 김형순 INKE 2000 추진위원장 =현지법인을 세운 후 한국인 인력을 대거 포진시켜 놓는 것은 과거 대기업들의 비즈니스 방식이었다.
그러나 디지털경제시대의 벤처기업들은 최고경영자까지도 우수한 현지인력을 채용하는 전략을 펼쳐야 한다.
◆ 사회 =INKE의 의의와 바람직한 방향 설정이 필요한데.
◆ 프랭크 김 =더 빨리 이런 모임이 이뤄졌어야 했다.
인도 이스라엘 등 다른 민족들은 네트워크 모임이 활성화돼 있다.
한국기업인끼리는 이렇다할 연결고리가 없었다.
INKE 행사가 첫 테이프를 끊은 만큼 정기적으로 이를 유지시켜 나가야 한다.
◆ 전요섭 =세계 각국 상황에 적합한 현지 네트워크를 구축하는게 중요하다.
이를 위해선 분야별 네트워킹 현지화가 필요하다.
국내의 우수기술을 데이터베이스화할 수 있다면 한국벤처들이 해외 마케팅을 펼치는데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 김향철 =벤처기업은 오프라인 기업과 비교했을 때 업력도 짧고 제품 지명도도 낮다.
이런 면에서 INKE는 한국벤처들이 조직적으로 세계로 나가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우선 정기적으로 행사를 치르는게 중요하다.
◆ 김형순 =한국 경제성장에서 국내 IT산업의 기여도는 상당히 높다.
미국이 30년 걸려 이룩한 성과를 한국은 2∼3년만에 해냈다.
여기에는 우수한 기술인력과 벤처에 어울리는 한국인들의 기질, 문화적인 측면 등이 큰 도움이 된다.
INKE 2000 행사는 전세계 한국 벤처기업인들을 하나로 묶어 한민족 글로벌 생태계를 만들려는 첫 시도다.이를 통해 급성장해온 벤처산업이 더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정리=이방실 기자 smile@hankyung.com
이들은 한국벤처들이 아이디어와 응용기술은 뛰어난데 반해 해외현지의 네트워크 부족으로 곤란을 겪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해외 벤처기업인들은 특히 INKE를 1회성 연례행사로 그치지 말고 지속적인 정보교환의 장으로 삼아 실질적인 한민족 네트워크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이날 간담회 내용을 자세하게 풀어본다.
[ 참석자 ] 김향철 (중국)
김형순 (한국)
데이비드 한 (미국)
전요섭 (독일)
프랭크 김 (미국)
사회 : 안현실 (가나다 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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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현실 한국경제신문 전문위원 (사회) =최첨단 기술개발 경쟁이 갈수록 뜨거워지는 가운데 정보통신관련 벤처기업들이 디지털경제를 이끄는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각국의 IT(정보통신)업계와 시장 현황은 어떠한가.
◆ 프랭크 김 호텔글로벌 대표 =미국은 인터넷 비즈니스와 하이테크 벤처산업을 주도해 왔다.
벤처기업의 미래성장성을 보고 B2C(기업소비자간).B2B(기업간).B2G(기업정부간) 솔루션 업체 등에 많은 투자가 이뤄졌다.하지만 이젠 수익을 거둘 수 있다는 ''가능성''이 아닌 ''실제 결과''를 보여주지 못하는 기업은 살아남기 힘들게 됐다.
현재 미국 벤처캐피털들이 관심을 갖는 분야는 무선인터넷 통신 생명공학 등이다.
◆ 전요섭 HDTH GmbH 대표 =유럽은 보수적인 성향이 강하고 변화를 싫어한다.
따라서 기존의 인프라 위에 새로운 것을 접목시켜 나가는 경향이 있다.
더욱이 미국과 유럽은 통신 소프트웨어 등 전반적인 IT산업의 ''규격(specification)''부터가 다르다.
◆ 김향철 베이징신성시공네트워크 대표 =중국에서 벤처에 대한 개념이 잡힌 것은 작년 6월부터다.
전체 인구의 90% 정도는 벤처에 대해 잘 모르고 있는 상태다.
벤처 창업 움직임이 활발한 곳도 베이징 상하이 선전 등으로 제한돼 있다.
한국의 벤처기업협회 기술거래소 전자상거래협회처럼 벤처관련 기구도 마련돼 있지 않다.
하지만 작년 말부터 엄청난 속도로 인터넷 붐이 확산되고 있다.
그 예로 올해 초 베이징에 두 곳에 불과했던 IDC(인터넷데이터센터)가 지금은 40∼50곳에 달한다.
◆ 사회 =한국 벤처기업들을 보는 해외 시각은.
◆ 데이비드 한 디지털서포트 대표 =한국업체들의 제품이나 아이디어는 훌륭하다.
하지만 우수한 제품을 판매하는 역량이 부족한 것 같다.
고객을 잘 파악하지 못해 ''세일즈''를 못하는게 문제다.
해외 바이어 혹은 투자자들에게 자신이 개발한 제품이 무엇이고 어떤 강점이 있는지 분명히 설명하지 못하는 것 같다.
아무리 훌륭한 제품이라도 시장에 알리지 못하면 아무 소용이 없다.
◆ 프랭크 김 =세계적인 기업들은 자신의 회사를 알릴 때 간단명료하게 설명할 줄 안다.
자신의 회사를 "We network networks(우리는 네트워크를 엮어주는 회사다.존 챔버스 시스코 회장)"처럼 단 한 마디로 쉽게 요약할 줄 알아야 한다.
한국 벤처기업들은 말로는 글로벌화를 내세우면서 너무 한국적인 것에 치중하는 것 같다.
◆ 전요섭 =한국업체들은 좋은 아이템과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갖고 있다.
각각의 응용기술들도 쓸만한게 많다.
하지만 핵심.원천기술을 갖고 있는 곳이 많지 않다.
응용기술만으로는 해외시장에 적응하는데 한계가 있다.
각 시장 특성에 맞는 최적화된 솔루션을 제공할 수 없는 탓이다.
반면 유럽업체들은 핵심.원천기술을 많이 갖고 있다.
유럽의 핵심.원천기술과 한국의 응용기술을 접목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
◆ 사회 =한국벤처의 세계시장 진출을 위한 효율적인 전략은 무엇인가.
◆ 프랭크 김 =미국에 진출하기 원한다면 우선 사업계획서부터 미국 비즈니스 스타일에 맞게 작성해야 한다.
기업 분석은 물론 경쟁사의 장.단점을 비교하고 실제 돈을 벌 수 있는 구체적인 마케팅 전략까지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자신이 보유한 솔루션에 적합한 고객층을 대상으로 체계적인 시장 접근이 긴요하다.
◆ 전요섭 =막연하게 세계화.국제화만 부르짖으면 비즈니스 초점을 잃을 수 있다.
회사의 핵심역량과 비즈니스 성격을 철저히 파악한 다음 그에 맞춰 시장 공략에 나서야 한다.
한국기업들은 너무 미국 지향적이다.
투자자금을 유치하는 데도 미국에만 치우쳐 있다.
미국 일변도에서 벗어나야 한다.
유럽은 필요한 기술에 대해선 과감하게 투자한다.
유로화 투자전략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 김향철 =중국에서 사업하려면 중국인의 사고.생활방식을 인정해야 한다.
현지 인력의 효율적인 활용여부에 성패가 달려 있다.
◆ 김형순 INKE 2000 추진위원장 =현지법인을 세운 후 한국인 인력을 대거 포진시켜 놓는 것은 과거 대기업들의 비즈니스 방식이었다.
그러나 디지털경제시대의 벤처기업들은 최고경영자까지도 우수한 현지인력을 채용하는 전략을 펼쳐야 한다.
◆ 사회 =INKE의 의의와 바람직한 방향 설정이 필요한데.
◆ 프랭크 김 =더 빨리 이런 모임이 이뤄졌어야 했다.
인도 이스라엘 등 다른 민족들은 네트워크 모임이 활성화돼 있다.
한국기업인끼리는 이렇다할 연결고리가 없었다.
INKE 행사가 첫 테이프를 끊은 만큼 정기적으로 이를 유지시켜 나가야 한다.
◆ 전요섭 =세계 각국 상황에 적합한 현지 네트워크를 구축하는게 중요하다.
이를 위해선 분야별 네트워킹 현지화가 필요하다.
국내의 우수기술을 데이터베이스화할 수 있다면 한국벤처들이 해외 마케팅을 펼치는데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 김향철 =벤처기업은 오프라인 기업과 비교했을 때 업력도 짧고 제품 지명도도 낮다.
이런 면에서 INKE는 한국벤처들이 조직적으로 세계로 나가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우선 정기적으로 행사를 치르는게 중요하다.
◆ 김형순 =한국 경제성장에서 국내 IT산업의 기여도는 상당히 높다.
미국이 30년 걸려 이룩한 성과를 한국은 2∼3년만에 해냈다.
여기에는 우수한 기술인력과 벤처에 어울리는 한국인들의 기질, 문화적인 측면 등이 큰 도움이 된다.
INKE 2000 행사는 전세계 한국 벤처기업인들을 하나로 묶어 한민족 글로벌 생태계를 만들려는 첫 시도다.이를 통해 급성장해온 벤처산업이 더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정리=이방실 기자 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