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 '방사성폐기물' 지표.동굴에 영구 매장

화석연료의 고갈과 환경오염심화 그리고 유가가 불안정한 상황에서 원자력발전을 통한 에너지공급은 무엇보다 현실적인 대안이다.

그러나 원자력발전은 두가지 과제를 안고 있다. 하나는 사고없이 안전하게 운영,관리하는 것과 다른 하나는 원전에서 나오는 방사성 폐기물을 처리하는 문제다.

한국은 원전안전관리에서는 세계적인 수준에 올라 있으나 방사성폐기물 처분에 관해서는 아직 처리장소조차 정하지 못한 실정이다.

국내 생산전력가운데 원자력 비중이 절반 가까이 차지하면서 급속히 늘어나고 있는 방사성 폐기물의 처분은 더이상 미루기 어렵게 됐다. 이에 따라 정부와 한국전력은 내년 2월까지 기초자치단체를 대상으로 처분장을 공모하는 등 처분장 입지선정을 서두르고 있다.

국내에 세워질 처분장은 지표면에 폐기물을 매장하는 프랑스.일본 방식과 지하에 동굴을 파서 보관하는 스웨덴 방식이 검토되고 있다.

현지 취재를 통해 선진국의 방사성폐기물 처분방식을 소개한다. ◆로브(프랑스)·로카쇼무라(일본)의 천층(지표)처분=지표면위 또는 지표를 10여m 파서 콘크리트 구조물을 만든 후 폐기물을 넣어 밀봉하는 방식으로 처분하고 있다.

로브가 지표면위,로카쇼무라가 지표를 12m 판다는 것만 다를 뿐 처분방식은 두곳이 유사하다.

로브에서는 가로 24m,세로 21m,높이 8m 용적의 콘크리트구조물을 세워 폐기물이 고압압축된 상태로 들어있는 철제드럼통을 촘촘히 채운 후 콘크리트와 자갈로 다시 틈새를 메운다.콘크리트구조물을 물이 통과하지 않는 벤토나이트로 덮고 다시 진흙으로 복토한 후 식물을 심어 마감작업을 실시한다.

구조물지하는 2중의 방수층 피복으로 덮고 지하에 터널을 만들어 빗물과 지하수의 유입여부를 감시하는 컴퓨터제어 배수장치까지 설치한 것이 인상적이다.

로카쇼무라에서는 6m 높이의 콘크리트구조물에 폐기물드럼통을 넣은 후 2m 가량 콘크리트를 다시 쌓고 벤토나이트와 흙으로 주위를 덮는다.

이곳에서도 향후 50∼60년까지 방사능검사를 할 수 있는 지하통로를 만들어 놓았다.

다케시 아카사카 JNFL 입지광보부장은 "최소한 2,3백년은 폐기물이 외부와 접촉되지 않도록 설계됐다"며 "이 기간이 지나면 폐기물의 방사성물질이 자연상태와 비슷하게 돼 생태계에 아무런 영향도 미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포스마크(스웨덴)의 동굴(심층)처분=발틱해 인근에 위치한 포스마크에서는 해저 지하 60m에 1.2㎞의 진입터널 2개를 비롯 총길이 4.5㎞의 인공지하동굴을 뚫고 그 속에 폐기물을 저장하고 있다.

폐기물은 해안을 통해 선박으로 운반되며 밀봉된 컨테이너로 동굴 내부까지 원스톱으로 이동한다.

포스마크는 지하동굴 내부를 관광코스로 모두 공개,폐기물관리정책의 신뢰성을 높이고 있다.보 호베마르크 관리소장은 "이 곳은 튼튼한 암반을 갖추고 있어 사후관리의 필요성이 적은 동굴처분이 적합하다"고 설명하고 "모든 행정과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주민들의 신뢰를 얻었다"고 강조했다.

로브·포스마크·로카쇼무라=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