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인 코리아] 유통업체 : '샤넬'..최고급 브랜드 명성

샤넬 NO5는 여성들이 갖고 싶어하는 첫번째 대상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잠자리에서 무엇을 입느냐는 질문에 거침없이 "샤넬 NO5"라고 대답한 마릴린 먼로의 에피소드는 아직도 회자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이런 현상은 마찬가지다.

롯데 현대 신세계 등 대형 백화점들은 다른 브랜드라면 몰라도 샤넬만큼은 반드시 입점시키기 위해 온갖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1년에 1차례씩 있는 백화점 매장 개편에서도 샤넬은 예외다. "우리가 하고 싶은대로 하겠다"고 배짱을 튕길 수 있는 유일한 브랜드라는 얘기다.

물론 이런 배짱은 신앙에 가까운 소비자들의 브랜드 신뢰도 때문에 가능하다.

도대체 샤넬의 어떤 점이 전세계 여성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일까. 샤넬측은 제품의 잇따른 히트가 반드시 샤넬이라는 "이름값" 때문만은 아니라고 강조한다.

제품개발에 쏟는 노력이 남다르다는 것.

제품 개발은 프랑스 팡텡에 위치한 샤넬의 화장품 연구소에서 이뤄진다. 이 연구소는 제품개발 초기단계에서부터 고가 고급 원료를 사용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샤넬의 코"로 불리는 향수 전문가 자크 폴쥐는 독창적인 성분을 만들기 위해 세계 구석구석을 누비고 다닌다.

한 때 멸종 위기에 놓였던 터키 아나톨리아의 장미,베네수엘라의 동가빈츠,이탈리아 플로렌스의 아이린스,유고슬라비아의 오크모스 등 희귀식물들이 명맥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도 샤넬이 찾아내 보존노력을 기울여왔기 때문이라고 한다.

샤넬 관계자는 "제품 개발에는 미용과학뿐만 아니라 약학 의학 등 신체와 관련된 모든 분야가 망라돼 있다"고 말했다.

브랜드이미지 관리도 까다롭기로 유명하다.

매장운영에서부터 홍보 판촉 마케팅전략 고객관리 등에 관한 브랜드 운영방침을 담은 매뉴얼을 나라별로 지정해 놓고 이를 정확히 고수하고 있다.

매장 하나를 출점하는데도 위치 규모 인테리어 심지어 작은 집기에 이르기까지 본사 규정에 맞지 않으면 아예 매장을 내지 않는다.

이러한 원칙주의 운영방식이 때때로 국내 유통업체들과 마찰을 일으키기도 한다.

상황에 따라 매장개편을 요구하는 유통업체와 입점당시의 계약대로 이행하자는 샤넬측 입장이 팽팽하게 맞서기 때문이다.

"우리 회사가 유통업체 입장에서 까다로운 게 사실이다. 그러나 한번 실추된 브랜드 이미지를 되살리기란 쉽지 않다"고 한국 샤넬 유한회사의 총책임자인 빈센트 쇼 부사장은 설명한다. 그는 또 "샤넬은 매출실적 향상에 연연하기 보다 향후 1백년 이상 최고급 브랜드의 자리를 지키는데 역량을 집중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