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듀 2000 'e비즈 총결산'] (3) '전자상거래'

올해 전자상거래 분야는 외형적으로는 비약적인 성장을 보였지만 질적으로는 주목할 만한 진전이 없었다.

연초부터 ''B2B''(기업간전자상거래)와 ''e마켓플레이스''(사이버장터)가 전자상거래 뿐 아니라 e비즈니스 전체의 키워드로 떠올랐다.불확실한 수익구조로 난관에 봉착한 B2C(기업과 소비자간전자상거래)보다는 무한한 성장잠재력을 지닌 B2B분야에 관심이 집중된 것이다.

특히 오프라인업체들은 B2B가 실제로 이뤄지는 e마켓플레이스 장악을 향후 e비즈니스의 핵심사업으로 삼고 시장 주도권을 잡기 위한 경쟁을 치열하게 벌였다.

경쟁력 있는 e마켓플레이스 구축을 위해 이종업체간의 합종연횡은 물론 동종업체간의 ''적과의 동침''도 서슴지 않았다.그러나 다양한 제휴로 구축된 e마켓플레이스는 업체간 불협화음,시장여건의 미성숙,기능 미비 등으로 대부분 ''개점휴업''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국내 B2C는 올해 시장규모가 지난해 2천4백여억원에 비해 4배 이상 늘어난 1조1천3백여억원에 이를 전망이다(정보통신정책연구원 전망).

그러나 가파른 매출성장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인터넷쇼핑몰들의 적자폭이 커지는 등 수익구조가 오히려 악화되는 양상을 보였다.◆B2B=기업소모성자재(MRO)를 비롯 화학 철강 섬유 의류 건설 등 업종별로 e마켓플레이스 구축이 봇물을 이뤘다.

그러나 장터는 열렸지만 실제 거래는 거의 일어나지 않는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일부 기업에서 MRO를 e마켓플레이스와 온라인으로 연동시켜 구매를 시작했을 뿐 부품이나 원자재 조달,제품 판매 등 기업 본연의 비즈니스에서는 전자상거래가 도입조차 안된 상황이다.이에 따라 e마켓플레이스에 대한 거품론마저 나오고 있다.

수익모델이 검증되지 않은 사업에 너도나도 뛰어들어 과열양상을 보이고 있는 데다 중복투자로 인한 낭비가 심각하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회원사의 시스템미비와 B2B솔루션의 기능부족으로 대부분의 e마켓플레이스들이 가장 중요한 역할인 ''실시간 수요공급 통합 프로세스''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

철저한 사전준비 없이 이뤄진 어설픈 제휴로 과감한 의사결정과 추진이 어려운 것도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원인으로 지적된다.

◆B2C=삼성몰 한솔CS클럽 인터파크 메타랜드 등 주요 인터넷쇼핑몰들의 올 매출이 지난해에 비해 2배 이상 늘어났다.

그러나 손실규모는 매출신장률 이상으로 불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물건을 많이 팔수록 손실도 커지고 있는 것이다.

가격경쟁이 심화되면서 마진폭이 적어지고 물류나 배송,고객관리 등에 투자되는 비용부담이 줄지않으면서 수익을 내기 어려운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삼성몰이나 한솔CS클럽 롯데닷컴 등 오프라인 기반을 갖춘 회사와는 달리 순수한 인터넷기반의 B2C에서는 초기 전자상거래를 주도한 몰앤몰(mall and mall)방식의 백화점식 종합몰이 퇴조하고 특정아이템을 판매하는 전문몰들이 부상하는 추세다.

인터파크 메타랜드 등 대표적인 몰앤몰 회사들은 전자상거래시장이 세분화되면서 다양한 전문몰을 갖춘 쇼핑몰로 변신을 꾀했다.

그러나 몰앤몰에서 파생된 전문몰보다는 독자적인 전문몰들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대표적인 분야가 서적전문몰.인터넷서점들은 ''가격할인''을 주무기로 급성장,오프라인 서점들을 위협했다.특히 예스24(www.yes24.com) 알라딘(www.aladdin.co.kr) 와우북(www.wowbook.com)등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