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神이 편애할 때... .. 박라연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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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神)이 그 혹은 그녀를 편애한다고 느껴질 때가 있다.
그의 입 속에 넣을 맛있는 음식을 포기하고,그녀의 얼굴에 바를 크림을 포기하고,그녀의 몸에 걸칠 좋은 옷을 포기하고 누군가를 위해 제 것을 바치고 있는 모습을 볼 때다.오늘은 신이 나를 편애한다고 느껴진 순간이 있었는지 보물찾기처럼 찾아내 보고 싶다.
해마다 조기를 구하기 위해 군산에 간다.
우연히 경매하는 아저씨를 소개받게 되어 시작된 나의 연례행사는 무려 15년간 계속됐다.소금 간을 절일 때 나는 누구의 힘도 빌리지 않는다.
소금 간 절이는 일이 나만 정확하다고 믿어서가 아니다.
오직 나의 정성을 바치고 싶어서일 뿐이다.그리고 비늘 한점이라도 더 촘촘히 붙어 있는 조기,모양이 참조기 모습에 더 가까운 조기,은빛이 조금이라도 더 선명한 조기,상처 한 점이라도 덜한 조기를 골라 나 아닌 사람,즉 내가 마음을 바쳐 기억하고 싶은,감사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주고 싶어서다.
물론 크기는 백화점에서 파는 것과 비교도 안 될 만큼 볼품없지만 바다 낚시한 것처럼 싱싱한 생선이라는 믿음 때문에 더없이 흐뭇하다.
내 마음을 받은 사람이 이런 내 정성까지야 알지 못하겠지만 이런 내 모습이 예뻐 혼자서 웃는다.그런 순간에 신이 나를 편애한다고 믿는 것을 누가 어리석다고 하리.
내가 살아온 길을 거슬러 올라가 보는 순간이 또한 그러하다.
스스로 자신을 도저히 용서할 수 없을 것 같은 기억의 순간이 있다.
그런데도 나는 큰 벌받지 않고 행복하게 살아 있다는 것에 소스라치게 놀란다.
그때마다 아직도 신은 나를 편애하는구나,빚진 만큼 어서 어서 저축해야지,때묻은 것을 누가 보기 전에 씻어내야지 하면서 가슴을 쓸어 내린다.
속고 또 속을지라도 긍정적인 사고방식을 지니게 해줄 때마다 신은 나를 편애한다고 믿는다.
내가 믿는 사람에 대해 부정적인 조언을 해 줄 때 나는 몹시 화를 낸다.지나고 난 후에 우리에게 남는 것은 사업상의 거래가 아닐 경우,믿지 못한 일 자체가 빚이며 믿은 만큼 상처받은 일은 오히려 저축이 되어 돌아오기 때문이다.
그의 입 속에 넣을 맛있는 음식을 포기하고,그녀의 얼굴에 바를 크림을 포기하고,그녀의 몸에 걸칠 좋은 옷을 포기하고 누군가를 위해 제 것을 바치고 있는 모습을 볼 때다.오늘은 신이 나를 편애한다고 느껴진 순간이 있었는지 보물찾기처럼 찾아내 보고 싶다.
해마다 조기를 구하기 위해 군산에 간다.
우연히 경매하는 아저씨를 소개받게 되어 시작된 나의 연례행사는 무려 15년간 계속됐다.소금 간을 절일 때 나는 누구의 힘도 빌리지 않는다.
소금 간 절이는 일이 나만 정확하다고 믿어서가 아니다.
오직 나의 정성을 바치고 싶어서일 뿐이다.그리고 비늘 한점이라도 더 촘촘히 붙어 있는 조기,모양이 참조기 모습에 더 가까운 조기,은빛이 조금이라도 더 선명한 조기,상처 한 점이라도 덜한 조기를 골라 나 아닌 사람,즉 내가 마음을 바쳐 기억하고 싶은,감사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주고 싶어서다.
물론 크기는 백화점에서 파는 것과 비교도 안 될 만큼 볼품없지만 바다 낚시한 것처럼 싱싱한 생선이라는 믿음 때문에 더없이 흐뭇하다.
내 마음을 받은 사람이 이런 내 정성까지야 알지 못하겠지만 이런 내 모습이 예뻐 혼자서 웃는다.그런 순간에 신이 나를 편애한다고 믿는 것을 누가 어리석다고 하리.
내가 살아온 길을 거슬러 올라가 보는 순간이 또한 그러하다.
스스로 자신을 도저히 용서할 수 없을 것 같은 기억의 순간이 있다.
그런데도 나는 큰 벌받지 않고 행복하게 살아 있다는 것에 소스라치게 놀란다.
그때마다 아직도 신은 나를 편애하는구나,빚진 만큼 어서 어서 저축해야지,때묻은 것을 누가 보기 전에 씻어내야지 하면서 가슴을 쓸어 내린다.
속고 또 속을지라도 긍정적인 사고방식을 지니게 해줄 때마다 신은 나를 편애한다고 믿는다.
내가 믿는 사람에 대해 부정적인 조언을 해 줄 때 나는 몹시 화를 낸다.지나고 난 후에 우리에게 남는 것은 사업상의 거래가 아닐 경우,믿지 못한 일 자체가 빚이며 믿은 만큼 상처받은 일은 오히려 저축이 되어 돌아오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