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뱀의 슬기' 살려 IT희망봉 되겠다..'뱀띠 CEO 4인의 새해각오'

신사년. 대망의 2001년이 활짝 열렸다.

새해가 인터넷비즈니스업계에 주는 의미는 크다. 지난해 갑자기 불어닥친 한파로 바짝 움츠려든 닷컴기업들에 "죽느냐 사느냐"를 가름하는 중요한 시기가 될 전망이기 때문이다.

올해 인터넷비즈니스 상황은 "생존"을 위해 "뱀의 영악함과 유연함"을 요구하고 있다.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기술적 환경에 민첩하게 대응하고 더욱 차디찬 잣대를 들이댈 시장의 요구에 슬기롭게 대처해야 한다. "뱀의 해"를 맞이한 뱀띠 CEO들의 각오가 남다르다.

김종길 두루넷 사장,김일환 드림라인 사장,이찬진 드림위즈 사장,김병진 노머니커뮤니케이션 사장.나이와 경륜은 다르지만 모두 인터넷비즈니스 일선에서 맹활약하고 있는 "뱀띠동갑" CEO들이다.

자신의 해를 맞아 힘찬 도약을 준비하고 있는 이들을 만나 새해 설계와 포부,개인적인 소망등을 들었다. 김종길(41년생)=새해를 맞이하는 감회가 사뭇 다르다.

굳이 지난 60년의 삶을 돌이키지 않더라도 2000년 한해가 그 어느시기보다 다사다난했기 때문이다.

지난해가 네티즌의 양적 팽창에 따라 두루넷의 초고속서비스 및 포털서비스인 "코리아닷컴"의 초석을 다지는 한해였다면 올해는 네티즌의 질적인 향상에 부응하는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겠다. 특히 코리아닷컴을 단순한 "관문"서비스가 아니라 다양한 콘텐츠를 기반으로 고객들이 원하는 "인터넷생활"을 구현하는 데 노력을 기울이겠다.

젊은 사람들이 주축을 이루는 인터넷분야에서 보기 드물게 관록있는(?) CEO로서 그간의 경험과 연륜을 바탕으로 중요한 시기를 현명하게 보낼 각오를 새롭게 하고 있다.

올해 바둑을 좀 더 가까이하고 싶고 막내딸이 좋은 배필을 만났으면 좋겠다.

김일환(53년생)=지난해 구조조정 과정을 거치면서 임직원들 모두 적지않은 고통을 겪었다.

이는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였다.

2001년에는 구조조정의 아픔을 딛고 초일류기업으로 거듭나는 데 드림라인의 선장으로서 희망의 불씨를 심어주겠다.

성장위주의 사업전략을 수정,수익성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사업을 전개해 나가겠다.

전용회선부문에서는 인터넷의 폭발적인 성장에 따라 급증하고 있는 기업용통신 시장의 수요를 흡수할 수 있는 신규 서비스를 추진할 계획이다.

브로드밴드 포털인 "드림엑스"에서는 유료 콘텐츠 판매뿐 아니라 광고및 상거래 매출에도 본격적으로 뛰어들겠다.

개인적으로는 올해 고등학교와 대학교에 진학하는 두 아들에게 그동안 바쁘다는 핑계로 무심했는 데 가족들과 함께 할 수 있는 대화의 시간을 많이 갖고 싶다.

이찬진(65년생)=지난해가 드림위즈 서비스의 원년이었다면 올해는 지능적이고 편리하며 실용적인 인터넷서비스로서 확고한 기반을 마련하는 시기로 잡고 있다.

근시안적으로 단순히 페이지뷰를 많이 발생시키거나 회원수 확보에 초점을 두기보다는 사람들의 일상생활에서 필요로 하고 아쉬워하는 것을 인터넷으로 해결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주력하겠다.

이를 통해 인터넷생활의 터로 드림위즈에 안착하는 네티즌들이 늘어나게 될 것이다.

1.4분기중 이러한 컨셉을 담아 개인 맞춤형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2001년을 마칠 즈음에는 드림위즈가 실생활에 인터넷을 많이 활용하는 사람들에게 영향력있는 빅포털서비스로 자리잡을 것이다.

개인적인 소망이 있다면 가족과 직원 모두 건강하고 행복하게 한해를 보냈으면 하는 마음이다.

김병진(77년생)=성서에 나오는 뱀의 "교활함"과 "신중함"을 생각할 때 나는 어쩔 수 없는 "뱀띠"인 것 같다.

노머니가 지금까지 벌여온 애드바 광고나 콘텐츠 유료화사업,사이버머니를 유료콘텐츠 구매에 쓸수 있게하는 비즈니스 등은 교활함과 신중함에서 비롯됐다고 생각한다.

이같은 뱀띠(?)의 성향을 올해도 최대한 살리겠다.

옥석이 가려지고 수익모델을 통해 승부가 결정될 올해,거품론 등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떨어져 있는 회사가치를 본궤도에 올려 놓을 각오다.

유료콘텐츠사업에서 선전을 기대한다.

보다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쳐 매출을 늘리고 닷컴기업들을 대상으로 하는 콘텐츠판매사업도 강화,온라인콘텐츠유통회사로서 확고한 입지를 마련하겠다. 자기가 있어야 할 곳이 어디인지 잘 알고 자기가 해야 할 일이라면 그 일을 누구보다도 열심히 하는 "뱀"처럼 노머니를 한국의 대표 인터넷기업으로 성장시키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