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학 대담] 제프리 삭스 <하버드대 교수> .. 南北 단계적 통합 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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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프리 삭스(Jeffrey Sachs) 미국 하버드대 경제학과 교수는 "한국은 성장 잠재력이 충분한 나라"라며 "지금 겪고 있는 경제적인 어려움은 아주 일시적"이라고 진단했다.
개발도상국가들의 바람직한 발전모델을 연구하는 하버드대 국제개발연구소(CID) 소장이기도 한 그는 "한국은 미국에 대한 경제의존도를 줄이고 지역간 경제협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가야 경제위기 재발을 막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또 남북통일은 독일식의 흡수통일보다는 자유무역지대추진 등을 통한 경제적인 협력으로 시작해 점진적으로 하는 방안이 남북한 경제 모두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권고했다.
[ 만난 사람 = 육동인 ]
---------------------------------------------------------------- 현재 한국경제상황이 좋지 않다.
제2의 경제위기가 올지도 모른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지금의 한국경제를 어떻게 평가하는가. 삭스 교수 =한국경제는 지난 30년간 좋았듯이 앞으로 30년도 좋을 것이다.
한국정도의 기술력을 갖고 있고 높은 교육수준과 저축율을 가지고 있는 경제는 갑자기 무너지지 않는다.
3년전 위기를 겪었던 것은 단기부채, 특히 달러화부채에 지나치게 의존했던 정책의 실패에 원인이 있었던 것이지 한국경제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지금은 기업부채 단기부채 모두 줄었다.
위기가 재발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
- 그래도 한국경제가 성장을 지속하기 위해 고쳐야 할 것들이 많을 텐데.
삭스 교수 =크게 세가지다.
첫째는 지나치게 높은 미국경제에 대한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
미국경제 의존도가 높은 경제구조에서는 미국경제가 어려워지면 금방 타격을 입는다.
올해는 그럴 가능성이 많은 해다.
둘째 새로운 금융시스템을 하루빨리 정착시켜야 한다.
97년 위기를 가져온 금융시스템은 이제 완전히 무너졌다.
하지만 아직 새로운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고 있다.
그런 공백이 경제를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세번째 수출시장의 다양화를 이뤄야 한다.
특히 동아시아지역의 경제통합을 통해 주변지역에 안정된 시장을 확보해야 한다.
- 동아시아의 경제불안이 지속되고 있다.
최근에는 대만의 금융위기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높다.
이들 지역의 위기발발에 따른 파급효과로 한국이 다시 위기에 빠져들지는 않겠는가.
삭스 교수 =대만의 미래는 매우 밝다.
단기부채 지급면에서 일시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근본적인 경쟁력이 강해 충분히 이겨낼수 있다.
한국과 대만 모두 전자 반도체 등 다양한 기술을 가지고 있고 정보산업과 생명공학분야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는 나라다.
이런 나라들의 미래는 매우 긍정적이다.
- 동아시아 국가들이 언제 다시 올지도 모르는 외환위기때 서로 협조하기 위해 경제블록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IMF와 비슷한 아시아통화기금(AMF)을 만드는 방안도 나오고 있다.
삭스 교수 =동아시아 국가들이 통화정책을 함께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이들 지역의 경제와 무역은 점점 통합되고 있다.
이런 통합이 강해질수록 공통적인 통화정책의 수립이 중요해진다.
특히 미국경제가 침체되는 상황에서는 이들 지역이 강한 연계관계를 가져야 독립적으로 생존할수 있다.
"워싱턴"이 통제의 끈을 놓지 않으려고 하겠지만 어떤 형태로든 경제블록화가 필요하다.
- 남한과 북한의 관계가 빠르게 변하고 있다.
통일에 대한 접근방법은 어떤 방식이 바람직한가.
삭스 교수 =한국은 독일통일이 주는 교훈을 잘 공부해야 한다.
독일통일의 경우 비용을 너무 많이 들인 비싼 모델이다.
서독이 돈을 주고 동독을 사는 방식의 통일이었다.
한국의 경제력으로선 감당하기 어려운 접근방법이다.
또 독일처럼 노동시장이 갑자기 통합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즉흥적인 통일보다는 우선 경제통합부터 하면서 단계적으로 발전하는게 중요하다.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같은 방식으로 우선 남북이 자유무역지대가 되면 서로에 도움이 될수 있다.
이렇게 되면 남한기업들이 북한에 가서 사업을 할수 있고 북한은 일자리를 만들수 있어 서로 돈을 벌수 있게 된다.
서로에게 유익한 통일방안이 좋은 접근방식이다.
- 통일이나 개방 개혁에 대한 북한당국의 "의지"도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삭스 교수 =남북관계개선은 북한이 당장 무엇을 원하는지에 모든게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만일 북한이 지금과 같은 동일한 체제를 유지하기 원한다면 기본적으로 경제통합은 불가능하다.
그런 체제로는 생산성을 향상시킬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 상황에서 기업들이 북한에 들어간다는 것은 돈을 그냥 버리는 것과 마찬가지다.
때문에 경제협력을 위해서도 북한 정치시스템의 근본적인 변화가 요구된다.
그렇지 않으면 미국기업들도 북한에 들어가지 않을 것이다.
- 신경제로 호황을 누리던 미국경제가 이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얼마전까지 연착륙을 확신하는 분위기였으나 요즘에는 경착륙에 대한 얘기들도 많이 나오고 있다.
삭스 교수 =일부에선 경제가 나빠지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앨런 그린스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건재한 데다 부시행정부의 감세정책이 유효할 것이란 판단에서다.
그러나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경제에는 사이클이 있다.
큰 위기는 피할수 있겠지만 침체는 면하기 어려울 것이다.
신경제의 거품이 여전히 남아 있다.
올해 0-1% 성장하거나 마이너스의 성장을 기록할 가능성도 있다.
- 그렇다면 주식시장도 어려울 텐데.
삭스 교수 =신경제가 경제구조의 개혁과 생산성향상이란 목표를 달성한 것은 사실이지만 주식시장은 이를 너무 과대평가했다.
정보기술(IT)과 통신분야의 과잉투자와 투자심리의 하락이 주가를 지금보다 더 끌어내릴 것이다.
일본도 지난 80년대 비슷한 경험을 했었다.
당시 일본의 제조업은 분명히 강했다.
그러나 일본 주식시장과 부동산시장은 이를 과대평가했고 그게 바로 거품으로 이어졌다.
일본은 아직까지 그로인한 고통을 받고 있다.
- 미국경제의 경상적자가 국내총생산(GDP)의 4%를 넘는다.
사상 최대 수준이다.
이 정도는 미국경제가 감내할수 있는 수준인가.
일부에서는 경상적자가 달러화의 폭락과 증시폭락의 한 원인이 될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삭스 교수 =가능한 시나리오다.
이미 달러화는 약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시장이 좀더 외국투자자들의 신뢰를 잃는다면 달러화가 심각하게 빠져 나갈 수도 있다.
1유로당 83센트까지 갔던 달러화가 올해 1달러5센트나 1달러10센트까지 갈 가능성도 있다.
이렇게 되면 장기금리는 올라가고 주가는 떨어지게 마련이다.
이런 상황에도 대비해야 한다.
- 부시 당선자는 감세정책으로 경제적 어려움을 타개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지금 상황에서 감세정책이 유효한 정책인가.
삭스 교수 =재정측면에서 볼때 지금은 감세보다 정부부채를 줄이는게 중요하다.
베이비붐 세대가 은퇴하는 20년후를 대비해야 한다.
세금인하는 경제에 대한 불확실성만 높이고 민간부문의 저축을 감소시킨다.
감세정책은 정치적 관점에서도 공정하지 않다.
부자들만을 위한 정책이다.
만약 감세를 한다면 감세폭을 줄이고 대상도 중산층과 빈민층 위주로 해야 한다.
- 일본경제의 늦은 회복이 세계경제를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일본경제는 언제쯤 회복될 것으로 보는가.
삭스 교수 =아직 매우 불투명하다.
일본정부의 경제정책이 중심을 못찾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 금융시스템의 문제점은 90년대초부터 제기됐지만 한국의 금융구조개혁보다도 속도가 느리다.
엔화의 과대평가 때문에 수출회복도 어렵다.
엔화는 달러당 1백30-1백40엔대가 적정한 수준인데 요즘들어서야 현실화되고 있다.
좀처럼 해소되지 못하는 경직된 경제구조도 비효율성을 낳고 있다.
일본의 경제회복을 위해선 미국도 일본에 대한 보호주의를 버려야 한다.
일본상품에 대한 미국의 보호주의가 일본경제에 깊은 상처를 준 것도 사실이다.
- 올해 중국이 WTO에 가입하면 세계경제의 역할 구도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
동아시아경제권에 어떤 영향을 줄수 있겠는가.
삭스 교수 =중국은 세계에서 경제성장이 가장 빠른 곳중 하나다.
인도와 함께 항상 주목해야 하는 나라다.
두 나라에는 세계인구의 38%가 집중되어 있다.
한국의 경제개발역사가 40년 됐지만 중국은 이제 20년이다.
중국은 수출지향과 높은 저축률, 높은 근로욕구 등이 한국과 비슷한 만큼 경제개발에 성공할 것이다.
WTO 가입은 경제개발수준을 한차원 높여줄 것이다.
현재 한국이 중국에 많은 수출을 하고 대만도 집중투자를 하고 있다.
중국은 한국의 주된 시장이다.
중국 경제가 좋아지면 주변 국가들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다.
동아시아국가들의 발전을 위해선 기술협력도 중요하다.
협력이 진전된다면 정보산업 생명공학 자연과학 에너지 환경분야 등에서 많은 발전을 이룩할수 있을 것이다.
''빌린 기술''로는 한계가 있지만 ''창조한'' 기술로는 더욱 발전할수 있다.
- 반세계화 운동이 갈수록 강해지고 있다.
세계무역기구(WTO)나 IMF 세계은행 등 국제기구들의 총회등에서 반세계화 시위가 잇따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자유무역이 결국 빈국과 부국간의 경제격차를 더욱 심화시켰다고 주장까지 나온다.
삭스 교수 =한국은 세계화의 덕을 본 나라다.
그러나 아프리카 남미 등에는 그렇지 못한 나라들이 너무 많다.
기술혁신은 국가들간의 격차를 더욱 벌려 놓고 있다.
미국내에서도 기술숙련도에 따라서 빈부격차가 심해지는 것도 같은 현상이다.
이런 것들이 바로 반세계화운동이 생기는 요인이다.
반세계화운동은 이처럼 불공정한 국제화에 대한 저항이라는 적절한 이유를 가지고 있다.
- 빈부격차를 해소할수 있는 방안은.
삭스 교수 =부국들과 유엔같은 국제기구가 가난한 국가와 빈민들의 교육에 더 많은 투자를 해야 한다.
가난한 국가들에 대한 대출 보다는 자금공여가 이뤄져야 한다.
이를위해 국제기구의 불공정한 권력배분이 시정될수 있도록 가난한 나라들이 단합을 해야 한다.
가난한 나라들도 과학분야에 가능한한 많은 투자를 해야 한다.
나는 가난한 나라에 경제를 자문하러 가면 한국 대만 이스라엘의 교육과 과학분야에 대한 투자를 배우라고 한다.
한국은 GDP의 2.5%를 연구개발(R&D)에 투자한다.그런 교육열정을 가져야 성공할수 있다.
dongin@hankyung.com
개발도상국가들의 바람직한 발전모델을 연구하는 하버드대 국제개발연구소(CID) 소장이기도 한 그는 "한국은 미국에 대한 경제의존도를 줄이고 지역간 경제협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가야 경제위기 재발을 막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또 남북통일은 독일식의 흡수통일보다는 자유무역지대추진 등을 통한 경제적인 협력으로 시작해 점진적으로 하는 방안이 남북한 경제 모두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권고했다.
[ 만난 사람 = 육동인 ]
---------------------------------------------------------------- 현재 한국경제상황이 좋지 않다.
제2의 경제위기가 올지도 모른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지금의 한국경제를 어떻게 평가하는가. 삭스 교수 =한국경제는 지난 30년간 좋았듯이 앞으로 30년도 좋을 것이다.
한국정도의 기술력을 갖고 있고 높은 교육수준과 저축율을 가지고 있는 경제는 갑자기 무너지지 않는다.
3년전 위기를 겪었던 것은 단기부채, 특히 달러화부채에 지나치게 의존했던 정책의 실패에 원인이 있었던 것이지 한국경제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지금은 기업부채 단기부채 모두 줄었다.
위기가 재발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
- 그래도 한국경제가 성장을 지속하기 위해 고쳐야 할 것들이 많을 텐데.
삭스 교수 =크게 세가지다.
첫째는 지나치게 높은 미국경제에 대한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
미국경제 의존도가 높은 경제구조에서는 미국경제가 어려워지면 금방 타격을 입는다.
올해는 그럴 가능성이 많은 해다.
둘째 새로운 금융시스템을 하루빨리 정착시켜야 한다.
97년 위기를 가져온 금융시스템은 이제 완전히 무너졌다.
하지만 아직 새로운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고 있다.
그런 공백이 경제를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세번째 수출시장의 다양화를 이뤄야 한다.
특히 동아시아지역의 경제통합을 통해 주변지역에 안정된 시장을 확보해야 한다.
- 동아시아의 경제불안이 지속되고 있다.
최근에는 대만의 금융위기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높다.
이들 지역의 위기발발에 따른 파급효과로 한국이 다시 위기에 빠져들지는 않겠는가.
삭스 교수 =대만의 미래는 매우 밝다.
단기부채 지급면에서 일시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근본적인 경쟁력이 강해 충분히 이겨낼수 있다.
한국과 대만 모두 전자 반도체 등 다양한 기술을 가지고 있고 정보산업과 생명공학분야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는 나라다.
이런 나라들의 미래는 매우 긍정적이다.
- 동아시아 국가들이 언제 다시 올지도 모르는 외환위기때 서로 협조하기 위해 경제블록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IMF와 비슷한 아시아통화기금(AMF)을 만드는 방안도 나오고 있다.
삭스 교수 =동아시아 국가들이 통화정책을 함께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이들 지역의 경제와 무역은 점점 통합되고 있다.
이런 통합이 강해질수록 공통적인 통화정책의 수립이 중요해진다.
특히 미국경제가 침체되는 상황에서는 이들 지역이 강한 연계관계를 가져야 독립적으로 생존할수 있다.
"워싱턴"이 통제의 끈을 놓지 않으려고 하겠지만 어떤 형태로든 경제블록화가 필요하다.
- 남한과 북한의 관계가 빠르게 변하고 있다.
통일에 대한 접근방법은 어떤 방식이 바람직한가.
삭스 교수 =한국은 독일통일이 주는 교훈을 잘 공부해야 한다.
독일통일의 경우 비용을 너무 많이 들인 비싼 모델이다.
서독이 돈을 주고 동독을 사는 방식의 통일이었다.
한국의 경제력으로선 감당하기 어려운 접근방법이다.
또 독일처럼 노동시장이 갑자기 통합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즉흥적인 통일보다는 우선 경제통합부터 하면서 단계적으로 발전하는게 중요하다.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같은 방식으로 우선 남북이 자유무역지대가 되면 서로에 도움이 될수 있다.
이렇게 되면 남한기업들이 북한에 가서 사업을 할수 있고 북한은 일자리를 만들수 있어 서로 돈을 벌수 있게 된다.
서로에게 유익한 통일방안이 좋은 접근방식이다.
- 통일이나 개방 개혁에 대한 북한당국의 "의지"도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삭스 교수 =남북관계개선은 북한이 당장 무엇을 원하는지에 모든게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만일 북한이 지금과 같은 동일한 체제를 유지하기 원한다면 기본적으로 경제통합은 불가능하다.
그런 체제로는 생산성을 향상시킬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 상황에서 기업들이 북한에 들어간다는 것은 돈을 그냥 버리는 것과 마찬가지다.
때문에 경제협력을 위해서도 북한 정치시스템의 근본적인 변화가 요구된다.
그렇지 않으면 미국기업들도 북한에 들어가지 않을 것이다.
- 신경제로 호황을 누리던 미국경제가 이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얼마전까지 연착륙을 확신하는 분위기였으나 요즘에는 경착륙에 대한 얘기들도 많이 나오고 있다.
삭스 교수 =일부에선 경제가 나빠지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앨런 그린스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건재한 데다 부시행정부의 감세정책이 유효할 것이란 판단에서다.
그러나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경제에는 사이클이 있다.
큰 위기는 피할수 있겠지만 침체는 면하기 어려울 것이다.
신경제의 거품이 여전히 남아 있다.
올해 0-1% 성장하거나 마이너스의 성장을 기록할 가능성도 있다.
- 그렇다면 주식시장도 어려울 텐데.
삭스 교수 =신경제가 경제구조의 개혁과 생산성향상이란 목표를 달성한 것은 사실이지만 주식시장은 이를 너무 과대평가했다.
정보기술(IT)과 통신분야의 과잉투자와 투자심리의 하락이 주가를 지금보다 더 끌어내릴 것이다.
일본도 지난 80년대 비슷한 경험을 했었다.
당시 일본의 제조업은 분명히 강했다.
그러나 일본 주식시장과 부동산시장은 이를 과대평가했고 그게 바로 거품으로 이어졌다.
일본은 아직까지 그로인한 고통을 받고 있다.
- 미국경제의 경상적자가 국내총생산(GDP)의 4%를 넘는다.
사상 최대 수준이다.
이 정도는 미국경제가 감내할수 있는 수준인가.
일부에서는 경상적자가 달러화의 폭락과 증시폭락의 한 원인이 될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삭스 교수 =가능한 시나리오다.
이미 달러화는 약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시장이 좀더 외국투자자들의 신뢰를 잃는다면 달러화가 심각하게 빠져 나갈 수도 있다.
1유로당 83센트까지 갔던 달러화가 올해 1달러5센트나 1달러10센트까지 갈 가능성도 있다.
이렇게 되면 장기금리는 올라가고 주가는 떨어지게 마련이다.
이런 상황에도 대비해야 한다.
- 부시 당선자는 감세정책으로 경제적 어려움을 타개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지금 상황에서 감세정책이 유효한 정책인가.
삭스 교수 =재정측면에서 볼때 지금은 감세보다 정부부채를 줄이는게 중요하다.
베이비붐 세대가 은퇴하는 20년후를 대비해야 한다.
세금인하는 경제에 대한 불확실성만 높이고 민간부문의 저축을 감소시킨다.
감세정책은 정치적 관점에서도 공정하지 않다.
부자들만을 위한 정책이다.
만약 감세를 한다면 감세폭을 줄이고 대상도 중산층과 빈민층 위주로 해야 한다.
- 일본경제의 늦은 회복이 세계경제를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일본경제는 언제쯤 회복될 것으로 보는가.
삭스 교수 =아직 매우 불투명하다.
일본정부의 경제정책이 중심을 못찾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 금융시스템의 문제점은 90년대초부터 제기됐지만 한국의 금융구조개혁보다도 속도가 느리다.
엔화의 과대평가 때문에 수출회복도 어렵다.
엔화는 달러당 1백30-1백40엔대가 적정한 수준인데 요즘들어서야 현실화되고 있다.
좀처럼 해소되지 못하는 경직된 경제구조도 비효율성을 낳고 있다.
일본의 경제회복을 위해선 미국도 일본에 대한 보호주의를 버려야 한다.
일본상품에 대한 미국의 보호주의가 일본경제에 깊은 상처를 준 것도 사실이다.
- 올해 중국이 WTO에 가입하면 세계경제의 역할 구도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
동아시아경제권에 어떤 영향을 줄수 있겠는가.
삭스 교수 =중국은 세계에서 경제성장이 가장 빠른 곳중 하나다.
인도와 함께 항상 주목해야 하는 나라다.
두 나라에는 세계인구의 38%가 집중되어 있다.
한국의 경제개발역사가 40년 됐지만 중국은 이제 20년이다.
중국은 수출지향과 높은 저축률, 높은 근로욕구 등이 한국과 비슷한 만큼 경제개발에 성공할 것이다.
WTO 가입은 경제개발수준을 한차원 높여줄 것이다.
현재 한국이 중국에 많은 수출을 하고 대만도 집중투자를 하고 있다.
중국은 한국의 주된 시장이다.
중국 경제가 좋아지면 주변 국가들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다.
동아시아국가들의 발전을 위해선 기술협력도 중요하다.
협력이 진전된다면 정보산업 생명공학 자연과학 에너지 환경분야 등에서 많은 발전을 이룩할수 있을 것이다.
''빌린 기술''로는 한계가 있지만 ''창조한'' 기술로는 더욱 발전할수 있다.
- 반세계화 운동이 갈수록 강해지고 있다.
세계무역기구(WTO)나 IMF 세계은행 등 국제기구들의 총회등에서 반세계화 시위가 잇따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자유무역이 결국 빈국과 부국간의 경제격차를 더욱 심화시켰다고 주장까지 나온다.
삭스 교수 =한국은 세계화의 덕을 본 나라다.
그러나 아프리카 남미 등에는 그렇지 못한 나라들이 너무 많다.
기술혁신은 국가들간의 격차를 더욱 벌려 놓고 있다.
미국내에서도 기술숙련도에 따라서 빈부격차가 심해지는 것도 같은 현상이다.
이런 것들이 바로 반세계화운동이 생기는 요인이다.
반세계화운동은 이처럼 불공정한 국제화에 대한 저항이라는 적절한 이유를 가지고 있다.
- 빈부격차를 해소할수 있는 방안은.
삭스 교수 =부국들과 유엔같은 국제기구가 가난한 국가와 빈민들의 교육에 더 많은 투자를 해야 한다.
가난한 국가들에 대한 대출 보다는 자금공여가 이뤄져야 한다.
이를위해 국제기구의 불공정한 권력배분이 시정될수 있도록 가난한 나라들이 단합을 해야 한다.
가난한 나라들도 과학분야에 가능한한 많은 투자를 해야 한다.
나는 가난한 나라에 경제를 자문하러 가면 한국 대만 이스라엘의 교육과 과학분야에 대한 투자를 배우라고 한다.
한국은 GDP의 2.5%를 연구개발(R&D)에 투자한다.그런 교육열정을 가져야 성공할수 있다.
dong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