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영수회담] '총선자금' 수사 등 시각차...정국급랭 .. 의미

여야간 첨예한 대립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4일 청와대에서 열린 민주당 총재인 김대중 대통령과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간의 여야영수회담은 경제와 남북문제에 대해선 인식을 같이하면서도 정치현안의 해법에 대해선 여전히 큰 시각차를 드러냈다.

이에따라 영수회담 개최에도 불구하고 여야간 ''냉각구도''는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이날 영수회담이 끝난뒤 김 대통령과 이 총재는 별도의 합의문을 발표하지 않았다.

두 사람은 정국현안 전반에 대해서 상호간의 의견을 개진했을 뿐 합의한 내용이 없었던 것이다.

그러나 김 대통령과 이 총재는 경제살리기와 남북문제에 대해선 의견을 같이했다.박준영 청와대 대변인은 "두 분이 경제와 남북문제에 대해선 초당적으로 협력한다"는 입장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두 사람이 경제문제에 대해서 별 이견이 없었던 것은 시중의 따가운 여론을 의식한 때문.

두 사람은 이날 영수회담을 하면서 ''경제의 엄동설한''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다.이에 부응하지 못할 경우 정치권 전체가 불신을 받게 된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아는 두 사람이다.

그러나 정치 현안에 대해선 사사건건 이견을 보였다.

회담 테이블에 앉자마자 의례적으로 하는 날씨 얘기에서마저 신경전을 벌였을 정도였다.두 사람은 개각과 민주당 의원의 이적문제, 정계개편문제, 민주당과 자민련의 공조, 개헌론, 안기부자금의 수사 등에 대해서 평행선을 긋는 말만 되풀이했다.

이날 영수회담은 여야간의 깊은 골을 메우기에 역부족이었다.

회담후 이총재도 ''결렬됐다''고 말했다.

김영근 기자 yg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