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영재학교

천재라는 말은 선천적으로 천재성을 타고난 사람이 위대한 업적을 남겼을 때 사후에 붙여주는 칭호의 성격이 짙다.

소급적인 의미가 강한 말이다.반면 영재란 어떤 사람이 남긴 천재적인 업적보다는 그런 업적을 남길 잠재가능성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따라서 영재라는 말은 어른보다는 어린이나 젊은이를 지칭하는 뜻이 강하다.

결국 영재라는 말은 그들의 천재성이 선천적으로 타고나는 것일 뿐만 아니라 후천적으로도 육성이 가능하고 또 그렇게 돼야만 한다는 신념에서 생긴 용어다.교육학자들은 대부분 이젠 더 이상 모든 사람들이 똑같은 교육을 받아야한다는 만민평등주의적 사고에서 벗어나야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범인(凡人)들의 공통분모를 교육의 성취기준으로 삼아서는 오늘날 문명발전에 공헌할 수 없다는 이야기다.

미국은 1932년부터 영재교육을 시작해 50개주 중 32개주에서 법으로 정해놓았다.이스라엘은 73년 영재교육국이라는 전담부서를 두어 영재발굴과 교육에 힘쓰고 있다.

중국도 78년부터 전국에 50개의 영재학교를 운영해 오고 있고 대만과 싱가포르도 84년 특수교육법을 제정,영재교육을 실시해 오고 있다.

한국의 영재교육은 81년 시범학교를 운영하는 것으로 시작해 83년 경기과학고가 영재교육기관으로 문을 연 이래 지금 전국에 과학고 외국어고 예술고가 50여개나 있지만 모두 명문대 진학을 위한 도구로 전락해 버렸다.초·중·고의 영재학급운영도 지금은 급감했다.

12개 대학에서 운영중인 과학영재교육센터는 영재교육기관의 역할을 하기에는 역부족이다.

교육부가 전국 16개의 과학고를 영재학교로 전환하는 것 등을 골자로 한 ''영재교육진흥법''시행령을 마련, 내년부터 일부학교가 신입생을 뽑아 본격적 영재교육을 실시할 모양이다. 인재개발이 시급하다는 의견에 따라 서두른 것이란 설명이다.영재의 판별도 문제고 졸업생의 대입특례 허용이 새로운 입시과열로 이어지지나 않을지 걱정이지만 시기상조만 내세울 수는 없는 노릇이다.

시행착오가 있다해도 영재가 발목을 잡히는 일은 다시 없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