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뚝은 살아있다] (4) '하츠'..고품질 '레인지후드'로 세계 누빈다

이탈리아산 주방용 레인지후드를 수입 판매하던 호주의 피오리사는 지난해 수입선을 한국으로 바꿨다.

이탈리아는 가구는 물론 주방용기구 분야에서도 세계 정상을 달린다. 그런데 이 회사가 한국제품으로 바꾼 것은 품질이 더 낫다고 판단한데 따른 것.

한국 제품 값이 5%가량 더 비싼데도.

이 업체가 수입,호주와 뉴질랜드에 공급하는 한국제품은 하츠(대표 이수문)의 레인지후드.하츠는 12년동안 레인지후드를 전문 생산해온 업체.

지난달까지는 한강상사였는데 기업이미지통일(CI)작업을 하면서 브랜드와 사명을 바꿨다.

하츠의 국내시장 점유율은 32%에 달하고 있다.국내 10여개 레인지후드업체중 가장 높은 비율이다.

작년 이 회사는 2백92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올 목표는 4백억원으로 설정했다.

레인지후드는 겉으로 보기에는 단순한 제품이다.주방에서 조리할때 나오는 연기와 냄새를 빨아내 밖으로 내보내는 기기다.

하지만 이 제품은 첨단기술이 결집돼 있다.

소음과 진동이 적어야 한다.

집안에서 사용하는 만큼 시끄러우면 집안 분위기를 망치기 때문.또 흡입력이 좋아야 한다.

제품을 제대로 만들지 않으면 소리만 요란할뿐 제대로 연기와 냄새를 배출하지 못한다.

열역학 기계 전자기술 등이 집약된 제품이다.

게다가 인테리어와 맞춰 디자인도 세련돼야 한다.

하츠는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의 열유체공학연구소와 18개월동안 공동 연구끝에 소음을 최소화하고 강력한 흡입력을 갖춘 제품을 개발했다.

서울대 공대 출신의 이수문(52) 사장은 이에 만족하지 않고 기술개발팀,자문교수팀을 통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제품을 선보였다.

사내 개발팀은 4개팀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중에는 서울대 공대 출신도 5명이 있다.

하츠는 최근 경기도 오산에 대지 1만1천평,건평 4천평 규모의 공장을 준공했다.

1백20억원이 투입된 이 공장은 레인지후드를 연간 90만대 생산할 수 있는 첨단시설을 갖추고 있다.

해외시장 개척을 겨냥한 설비다.

제품이 이미 나가고 있는 일본 호주를 비롯해 동남아시장 공략을 위한 것이다.

이를 통해 현재 세계 30위권인 하츠를 2003년까지 톱 10에 진입시키고 2005년에는 1천억원 매출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기술과 디자인으로 레인지후드에 관한 한 세계적인 제품과 브랜드를 만들겠다"는 이 사장은 고등학교(경기고)와 대학 재학중 연극반에서 활동했고 뮤지컬 명성황후와 겨울나그네 등을 기획한 연극마니아이기도 하다.(02)3438-6780

김낙훈 기자 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