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록] 공항에 택시가 없다니...

"한국의 관문인 김포국제공항에 대중교통수단이 없다는게 말이 됩니까"

16일 아침 한국경제신문 사회부에 전화를 걸어온 한 독자의 목소리는 상당히 격앙돼 있었다.그는 서울에 32년만에 폭설이 내린 다음날인 16일 새벽 2시께 미국에서 일을 마치고 김포국제공항에 도착했다.

폭설로 공항에 내리지 못할까 걱정했으나 서울에 비행기가 밤늦게나마 도착할 수 있어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공항에 내리자마자 앞이 캄캄해졌다.평상시에 줄지어 서있던 공항택시는 간데 없었다.

시내버스와 지하철은 이미 끊겼다.

닫혔던 하늘길은 밤늦게 열렸으나 땅위의 도로는 마비상태였다.달리 연락할 곳이 없던 그는 기다리는 것 외에 달리 대안이 없었다.

공항에서 3시간 이상 기다렸다가 지하철을 타고야 시내로 들어올 수 있었다.

그는 "외국관광객들도 많았는데 창피했다"며 "부처간 업무체계가 얼마나 엉망이면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느냐"고 분노했다.폭설로 김포공항의 하늘이 닫힌 것은 15일 오후 1시15분.한국공항공단측은 활주로에 쌓이는 눈을 감당할 수 없자 아예 비행기 이.착륙을 전면 금지시켰다.

이로 인해 김포로 오고있던 국제선 비행기들은 김해공항이나 제주공항으로 기수를 돌렸다.

쏟아지던 눈은 이날 오후 4시를 넘어 거짓말처럼 뚝 그쳤고 밤 11시께야 닫혔던 하늘길이 다시 열렸다.

미국 샌프란시스코를 떠난 싱가포르 항공 소속 016편이 16일 0시31분에 김포에 착륙한 것을 비롯해 새벽 4시까지 12대의 국제선 비행기가 김포에 내렸다.

대부분 김해나 제주로 우회했던 비행기들이다.

김포공항에 새벽 4시까지 비행기가 내린 것은 공항 역사상 처음있는 일이다.

승객들의 편의를 고려한 적절한 조치였다.

하지만 비행기의 착륙에만 신경쓰느라 육상의 연결교통편을 미처 챙기지 못한게 문제였다.

외국관광객들은 관광상품 못지않게 여행에 불편을 느끼지 않도록 잘 짜여진 ''시스템''에 높은 점수를 준다고 한다.더구나 올해는 한국방문의 해 아닌가.

김문권 사회부 기자 m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