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 가이드] '高수익 열차' 갈아타기..'저금리 시대 돈 굴리기'

"도대체 돈을 어떻게 굴려야 하지?"

투자환경이 급변하면서 개인과 기관의 여유자금 굴리기에 비상이 걸렸다.금리는 수직낙하해 사상 최저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주가는 완만한 오름세이긴 하지만 좀처럼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경기는 아직 겨울잠에서 깨어나지 못한채 언제가 바닥이냐로 논쟁이 분분하다.지금 당장 투자를 서둘러야 할 것인지 좀더 두고봐야할지 선택이 어렵다.

자금시장은 분명 기지개를 켜고 있다.

1년짜리 정기 예금금리는 이미 연 5%대까지 떨어졌다.목돈을 은행에 맡겨 놓는다 해서 더이상 안정적인 이자가 보장되는 게 아니다.

금리 생활자에겐 "선택의 시기"가 온 것이다.

이런 여파로 제2금융권과 투신권으로 돈이 이동하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특히 올들어 대기성 자금인 머니마켓펀드(MMF)에 16조원 이상이 몰렸다.

돈이 갈길을 찾지 못한채 방황하고 있다는 뜻이다.

은행 정기예금 잔액은 감소세 내지는 제자리 걸음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반면 금전신탁 수신고는 추가형 금전신탁을 중심으로 같은 기간중 1조5천억원이 몰렸다.

채권수익률이 내려가면서(채권값 상승) 채권형펀드로 뭉칫돈이 몰려 투신사 채권형펀드가 4조원 이상 순증했다.

시중자금의 운용 패턴이 "예금형"에서 "투자형"으로 서서히 바뀌어 가고 있는 셈이다.

LG투자증권 황창중 투자전략팀장은 "원금손실 등 투자위험을 염려하며 실적배당상품 가입을 꺼리던 투자자들이 은행 예금 금리가 워낙 낮아지자 고수익을 찾아 실적배당 상품에 몰리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연초랠리"를 즐긴 주식시장은 "정중동"(靜中動) 상태에 들어갔다.

지난 해 "반토막"을 경험한 투자자들이 위험자산인 주식에 대해 유보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좀더 지켜보자"는 관망세가 뚜렷하다.

그렇지만 종합주가지수와 코스닥지수는 하방경직성을 보이며 추세적인 상승을 모색중이다.

자금물꼬가 트이면 폭발적인 매수세가 나타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었는 상황이다.

부동산시장도 꿈틀거리고 있다.

아직은 입질 수준이나 대기성 수요가 적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대표적인게 법원경매시장.

시장 실세금리가 곤두박질치면서 투자처를 찾지 못한 뭉칫돈들이 일부 법원경매시장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은행 정기예금 금리가 연 5% 수준으로 떨어진데 비해 월 임대수익은 1.5~2.0%에 달해 연간으로 치면 18~24%의 높은 수익률을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전세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한 상태여서 조만간 주택매매가격이 움직일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런 환경에서 2백30조원이 넘는 것으로 추정되는 시중 부동자금을 끌어들이려는 각종 상품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증권사와 투신사는 종합자산관리계좌인 랩어카운트를 비롯 개방형 뮤추얼펀드, 개인연금, 회사채전용펀드 등을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연말정산을 받을 수 있는 근로자주식저축도 투자자를 유혹하고 있다.

은행권도 금전신탁과 신 개인연금 상품 등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금융종합과세에 대비하기 위한 절세상품도 다양하다.

저금리시대엔 절세효과가 그만큼 더 크기 때문이다.

저금리에 힘입어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실세 금리 연동일 경우 연 7%대로 떨어졌다.

부동산마련의 적기라며 "대출 전쟁"이 한창이다.

최근 선보이는 신상품들은 금융기관의 자존심을 걸고 내놓은 "작품"이 많다.

그렇지만 개인의 투자성향과 상품별 특징을 잘 살펴본뒤 포트폴리오를 짜는게 현명하다.

절세상품과 틈새상품 등도 꼼꼼히 챙겨봐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금융권 신상품에 돈이 몰리면 자금의 선순환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

개방형 뮤추얼펀드 등으로 자금이 몰리면 증시체력이 보강돼 증시활황기업자금난 해소자산소득 증가재투자 등의 선순환 고리가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신상품에 대한 고객반응은 아직까진 유보적이다.

그렇지만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는 한 부동자금의 이동은 불가피할 것으로 분석된다.

돈이란 무릇 고수익을 좇아 이동하는 속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시간이 문제지 증권.투신권의 신상품에 적지않은 돈이 몰릴 것으로 예상하는 전문가들이 많다.

회사채전용펀드에 이미 뭉칫돈이 몰리고 있으며 랩어카운트 상품에도 상당수준의 자금이 들어오고 있는게 이같은 분석을 뒷받침한다.

다른 시각도 있다.

일부에선 경기가 바닥을 확인하는 신호를 보여 줘야 뭉칫돈이 대거 이동할 것으로 점치고 있기도 하다.

아직까진 자금시장 선순환의 전제조건이라고 할 수 있는 경기가 너무 침체돼 있다는 점에서다.

투자판단에서 보수적인 성격이 강한 "큰손"들은 기업의 실적개선 속도 등을 본 뒤에야 금융상품의 "사자"에 나설 것이란 분석이다.

그러나 어쨌든 부동자금의 대이동은 이미 큰 물줄기를 형성하기 시작했다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다.

어떤 상품에 올라타면 큰 재미를 볼 수 있을까.새봄을 맞는 투자자들의 마음이 벌써부터 기대로 설레고 있다.

남궁덕 기자 nkdu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