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캐피털 외자펀드 결성 '바람'

국내 벤처캐피털들이 외국자본을 끌어들인 펀드를 속속 결성하고 있다.

한국에 진출하려는 해외 기관과 외자로 재원을 확보하려는 국내 기관들간의 이해가 맞아 떨어진 데 따른 것이다.9일 벤처캐피털 업계에 따르면 산은캐피탈,스틱아이티벤처투자,KTB네트워크 등이 올 들어 잇따라 외자 펀드를 결성했다.

또 10여개 벤처캐피털이 이를 추진 중이어서 앞으로 외자계 펀드는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가장 적극적인 곳은 산은캐피탈이다.이 회사는 최근 일본 소프트뱅크그룹 계열의 오조라뱅크와 벤처펀드 설립에 관한 양해각서를 맺은 데 이어 노무라증권 계열의 벤처캐피털 자프코사와 벤처펀드 결성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에 벤처캐피털(가칭 ''자프코 코리아'')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 노무라증권은 벤처투자 노하우를 얻기 위해 합작법인 설립을 희망해 왔는데 그 파트너로 산은캐피탈을 선정한 것이다.

산은캐피탈은 "양사가 합쳐서 약 3천만달러 규모의 펀드를 만들고 투자 실적에 따라 규모를 늘려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미국계 벤처캐피털과의 공동 펀드 결성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ABS벤처즈,FBR테크놀러지 벤처파트너스,블루워터 캐피털 등과 접촉하고 있다.

스틱아이티벤처투자(대표 도용환)는 일본 미쓰비스상사 등으로부터 50억원을,KTB네트워크(대표 권성문)는 이토추상사로부터 10억원을 출자받아 최근 투자조합을 각각 결성했다.이밖에 무한기술투자 한국기술투자 등도 외자계 펀드 결성을 추진하고 있다.

벤처캐피털 관계자는 "작년까지만 해도 한국 벤처기업에 직접 투자했던 외국 기관들이 올들어선 리스크 해소 차원에서 국내 벤처캐피털의 펀드에 참여하는 방식의 간접 투자성향을 보이고 있다"며 "이같은 추세는 앞으로도 계속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외자계 펀드는 투자재원 마련뿐 아니라 아시아 지역 공동투자를 위한 컨소시엄 구성,경영노하우 공유 등 폭넓은 협력을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