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노사문화] (기고) '相生문화' 정착돼야 기업도 국가도 산다

김호진

21세기를 맞아 노동환경이 급변하고 있다. 세계경제시대가 열리면서 국가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디지털혁명으로 산업구조뿐 아니라 생활양식까지 바뀌었다.

노사문화도 이같은 변화에 맞춰 발전시켜야 한다.

이를 도외시하는 기업은 문을 닫고 노사는 공멸할 수 밖에 없다. 정부가 신노사문화 운동을 강력히 펼치고 있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노사관계 패러다임의 전환을 위한 신노사문화운동이 노동개혁 핵심과제로 추진된지 오늘로 2년째다.

경영자와 근로자 사이에 상생의 노사문화에 대한 인식도 산업현장에서 점차 확산되고 있다. 서울지하철 경기고속 LG전자 한국후지제록스가 노사파트너십 협약을 체결하거나 무분규를 선언한 것은 고무적인 일이다.

LG전자 노동조합은 회사가 글로벌시장에서 디지털리더로 도약하기 위한 초석이 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그러나 여전히 우리 노사관계에 불안한 측면이 남아있다. 몇몇 대규모 사업장의 분규는 전체 노사관계에 악영향을 미친다.

근로자를 파트너로 인정하지 않고 독선적인 경영관을 버리지 못하는 사업주나 기업경영에 적극 참여하겠다는 의지가 없는 노동조합이 아직 상당수 있다.

2001년은 우리 경제가 선진국처럼 안정성장형으로 도약하느냐 남미처럼 위기재발의 악순환을 되풀이하느냐가 결정되는 절체절명의 시기다.

신뢰에 바탕을 둔 상생의 노사문화를 정착시키지 못하면 기업은 물론 해당 국가도 경쟁에서 낙오될 수 밖에 없다.

최고의 경쟁력을 자랑하는 초일류기업들은 합리적이고 생산적인 노사관계로 무장했다.

노사공동으로 경영합리화를 추구함으로써 위기를 극복한 다임러크라이슬러,장기적인 기업발전을 위해 미래의 작업장협약을 체결한 AT&T 등 그 예는 셀 수 없이 많다.

무한경쟁시대를 헤쳐갈 원동력은 참여적인 노사관계밖에 없다는 미국의 레이 마샬 전 노동부장관의 지적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

최근 노사갈등의 주요 원인은 구조조정에 대한 불안감이다.

구조조정이라는 변화를 감내해야 하는 노동자의 고통을 충분히 이해하지만 이를 이겨내야 기업경쟁력이 제고되고 고용기회도 다시 늘어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노사간 대화와 합의에 의한 구조조정과 기업운영만이 근로자의 고용안정과 생산성 향상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잡기위한 지름길이다.

경영자는 근로자를 동반자로 인정하고 경영정보를 공개하는 열린 경영을 실천해야 한다.

노사협의회를 활성화하고 경영설명회 등 노사간 대화의 장을 다양하게 만들 필요가 있다.

아울러 지식정보시대의 핵심 경쟁력인 전문지식과 창의력을 갖춘 지식근로자를 적극 양성하고 기업성과를 공정하게 분배해 근로자가 적극적으로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근로자들도 지식정보혁명의 흐름을 직시하고 자기개발을 게을리하면 안된다. 올 상반기에 선정된 25개 신노사문화 우수기업은 이와같은 노사공동체 정신을 바탕으로 공동이익을 증가시키고 고용을 안정시켜 근로자의 삶의질을 개선한 사업체다.

이들을 중심으로 참여와 협력의 신노사문화가 산업현장에 확산되고 결국 우리 경제의 경쟁력 향상으로 이어지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