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에너지 보강됐는데...개인들 '팔자' 딴전

주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개인들의 "팔자"공세가 멈추지 않고 있다.

지난주부터 23일까지 개인들의 순매도 물량은 7천억원을 넘어섰다. 삼성전자 SK텔레콤 한국통신 등 선호하는 대형주들의 외국인 보유한도가 소진된 상황에서 주가가 상승탄력을 받기 위해서는 개인의 매수대열 동참이 절실한 상황이지만 개인들은 아직 신중한 관망 자세다.

최근 미국의 전격적인 금리인하와 그에 따른 국내외 지수 반등이 있었지만 ''근본 여건은 변한 게 없다''는 심리가 우세한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데이트레이더 외에 새로운 개인투자자를 끌어들이려면 추세반전이 확인돼야 한다"며 "충분한 지수조정이나 기간조정이 있어야만 본격적인 개인 매수세 유입을 기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신중한 개미군단=23일까지 외국인들이 9일 연속 순매수에 나섰지만 개인들은 같은 기간 중 연일 ''팔자''에 몰두했다.

지난 16일에만 소폭(5억원)의 순매수가 있었을 뿐이다.

지난주 개인의 순매도 물량만 6천63억원.종합주가지수가 4.65포인트 오른 23일에도 개인은 1천억원 이상을 팔아치웠다. 전문가들은 지난 1∼2월 유동성 랠리때 상투를 잡았다 매도 타이밍을 잡지 못한 물량이 쏟아져 나왔거나 최근의 대형주 위주의 장세 움직임을 틈타 개별 중소형주에 대한 이익실현에 나섰다고 해석하고 있다.

지난 주 후반과 23일의 지수상승이 선물시장과 연계된 프로그램매수세에 의해 주도됐다는 점도 개인의 매수심리를 주춤거리게 만들고 있다.

삼성증권 김도현 수석연구원은 "최근의 단기급등과 프로그램 매수세 유입은 개인들에게 오히려 매도 타이밍을 제공했다"며 "개인이 다시 투자에 나서기에는 조정이 충분치 않다"고 말했다.◇달라진 것은 없다=전문가들은 지수의 추세 전환을 확인하기에는 아직 이르며 따라서 개인의 ''사자''를 기대하기에는 시간이 좀 더 필요하다고 전망하고 있다.

한국과 미국의 경기회복 시기에 대한 전망이 여전히 불투명한데다 국내의 기업 구조조정 문제도 깔끔하게 정리되지 않고 있어 개인의 관망 분위기는 오히려 상당기간 지속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투신 윤성일 투자전략부장은 "최근 외국인 투자자금도 지수의 단기급등을 보고 유입된 측면이 강하다"며 "현대그룹 등 국내 구조조정 변수나 미국과 한국의 경기회복 여부 등이 명확하게 정리되지 않는 이상 개인의 자신있는 시장참여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황창중 LG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개인투자자들이 지수 580의 돌파 가능성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강하다"며 "580∼600의 매물벽을 뚫고 지수가 600대로 올라서 추세반전이 확인돼야 개인의 신규 시장참여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개인 매수세 어디로 들어올까=윤 부장은 "단기적으로는 최근의 개인 매도대금이 현금화되는 주 중반이후 개인투자자의 매매동향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개인 매수세가 유입된다면 전통적으로 개인 선호주인 은행 증권 등 금융주가 유망하다는 분석이다.

또 실적이 뒷받침되는 중소형주에도 개인의 매수세가 집중될 수 있다.황 팀장은 "주 중반 이후 매수기회를 다시 엿보게 될 개인투자자의 동향에 지수가 큰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1·4분기 실적이 양호한 중소형주에 관심을 가질 만 하다"고 말했다.

박민하 기자 haha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