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은행 합병이후의 과제 .. 문철우 <이화여대 경영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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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주택 양 은행의 합병 계약이 오랜 산고 끝에 최근 체결됐다.
국민들의 기대가 크다.강한 은행없이 강한 경제가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기대가 큰 만큼 걱정도 크다.
이번 합병은 성공할 수 있을까.답은 쉽지 않다.
일반적으로 M&A,즉 기업간 인수 합병은 성공하기 쉽지 않다.
여러 연구 결과를 볼 때 M&A 성공률은 40% 수준밖에 되지 않는다.왜 실패할까.
가장 힘든 부분은 합병타결 후 이질적인 두 조직을 하나로 통합하는 과정이다.
한 조사 결과를 보면 합병 후 통합단계(실패율 53%),합병 전 전략수립,인수대상 선정 및 실사단계(30%),합병협상단계(17%)의 순으로 실패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난다.계약서에 서명한 것으로 합병이 완성됐다고 안심했다가는 큰 코 다친다는 것이다.
국민·주택은행 합병의 궁극적 성공여부도 이제부터 합병 후 통합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하느냐에 달려 있다.
합병 후 통합은 왜 어려운가.
직원들의 협조를 구해 내기가 쉽지 않은 것이 가장 큰 이유다.
합병이 막상 공식화되면 직원들은 사실로 받아들이기 힘들어 하고 불안해 하며 무력감을 느낀다.
이러한 심리적 공황상태에 있는 직원들을 통합과정에 협조적으로 참여하게 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합병 후 통합의 어려움을 극복해 내려면 두가지 요소가 필요하다.
첫째,통합의 비전을 신속히 창출해서 직원들에게 알리고 설득하는 일이다.
통합 후 회사의 모습에 대한 명쾌한 청사진의 제시없이 직원들이 업무에 충실하기를 바라는 것은 무리다.
통합과정에서 비전이란 터널끝의 불빛과 같은 것이기 때문이다.
둘째,리더십의 공백을 신속히 메워야 한다.
결과에 책임질 사람이 정해져야만 직원들이 믿고 따른다.
통합을 추진하려면 막대한 에너지가 필요하고 이 에너지는 결국 리더로부터 나오는 것이다.
비전없는 통합은 혼돈이고 리더십없는 통합은 공허한 것이다.
위의 두가지 성공 요소,즉 비전과 리더십을 기준으로 국민·주택은행의 통합노력을 평가해 보는 것은 의미있는 일이다.
국민·주택 합병추진위원회는 미국증시 상장 등 외부여건으로 통합은행이 올해 11월1일에나 출범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너무 늦춰져서 안타깝다.
통합 과도기가 길어지면 여러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있다.
통합에는 속도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합병기일은 늦춰졌지만 대부분의 선진국 합병사례에서 보듯이 합병기일은 합병을 시작하는 날짜가 아니라 완료되는 날짜다.
따라서 통합은 지금부터 추진돼야 한다.
IT통합은 오랜 시간이 걸리겠지만 점포통합,인사 및 기업문화 동질화,상품의 종류와 가격단일화 등을 위한 계획 등을 마련하고 실행해 나가야 한다.
직원 고객 주주들에게 있어서 통합은 완벽성보다 신속성이 더 중요하다.
불확실성이 가장 큰 해악이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러한 통합과제들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출범일자에 상관없이 비전과 리더십에 대한 결정만이라도 시급히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비전과 리더십 중 리더십이 먼저 해결돼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리더 본인이 아닌 다른 사람들이 정해 놓은 비전에 직원들이 호응할리 없기 때문이다.
리더십은 통합과정의 맨 윗단추다.
이런 의미에서 합병추진위원회가 통합은행장의 선임을 서두르는 것은 잘된 일이다.
그러나 간과해서 안될 점은 통합은행장의 선임기준은 평상시의 은행장 선임과는 달라야 한다는 것이다.
첫째,철저히 능력 기준의 선임이어야 한다.
합병 후 경영성과가 향상되리라는 강한 믿음이 있어야 직원들이 통합과정에서 협조할 것이기 때문이다.
둘째,합리적인 리더십 스타일이어야 한다.
통합과정에서 양측간 이해 관계와 감정이 대립하게 마련이다.
양쪽 모두 수긍하려면 합리적 접근 이외에는 방도가 없다.
셋째,외부 영입보다는 내부 선임이 되어야 할 것이다.
합병 후 통합이란 한쪽의 조직을 충분히 이해하는 경영자가 맡아도 어려움이 많은 일이다.
양 은행은 협상 타결의 후유증을 빨리 극복하고 효과적인 통합을 위한 신속한 행보를 국민들에게 보여 주어야 할 것이다.
cwmoon@mm.ewha.ac.kr........................................................
◇이 글의 내용은 한경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국민들의 기대가 크다.강한 은행없이 강한 경제가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기대가 큰 만큼 걱정도 크다.
이번 합병은 성공할 수 있을까.답은 쉽지 않다.
일반적으로 M&A,즉 기업간 인수 합병은 성공하기 쉽지 않다.
여러 연구 결과를 볼 때 M&A 성공률은 40% 수준밖에 되지 않는다.왜 실패할까.
가장 힘든 부분은 합병타결 후 이질적인 두 조직을 하나로 통합하는 과정이다.
한 조사 결과를 보면 합병 후 통합단계(실패율 53%),합병 전 전략수립,인수대상 선정 및 실사단계(30%),합병협상단계(17%)의 순으로 실패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난다.계약서에 서명한 것으로 합병이 완성됐다고 안심했다가는 큰 코 다친다는 것이다.
국민·주택은행 합병의 궁극적 성공여부도 이제부터 합병 후 통합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하느냐에 달려 있다.
합병 후 통합은 왜 어려운가.
직원들의 협조를 구해 내기가 쉽지 않은 것이 가장 큰 이유다.
합병이 막상 공식화되면 직원들은 사실로 받아들이기 힘들어 하고 불안해 하며 무력감을 느낀다.
이러한 심리적 공황상태에 있는 직원들을 통합과정에 협조적으로 참여하게 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합병 후 통합의 어려움을 극복해 내려면 두가지 요소가 필요하다.
첫째,통합의 비전을 신속히 창출해서 직원들에게 알리고 설득하는 일이다.
통합 후 회사의 모습에 대한 명쾌한 청사진의 제시없이 직원들이 업무에 충실하기를 바라는 것은 무리다.
통합과정에서 비전이란 터널끝의 불빛과 같은 것이기 때문이다.
둘째,리더십의 공백을 신속히 메워야 한다.
결과에 책임질 사람이 정해져야만 직원들이 믿고 따른다.
통합을 추진하려면 막대한 에너지가 필요하고 이 에너지는 결국 리더로부터 나오는 것이다.
비전없는 통합은 혼돈이고 리더십없는 통합은 공허한 것이다.
위의 두가지 성공 요소,즉 비전과 리더십을 기준으로 국민·주택은행의 통합노력을 평가해 보는 것은 의미있는 일이다.
국민·주택 합병추진위원회는 미국증시 상장 등 외부여건으로 통합은행이 올해 11월1일에나 출범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너무 늦춰져서 안타깝다.
통합 과도기가 길어지면 여러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있다.
통합에는 속도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합병기일은 늦춰졌지만 대부분의 선진국 합병사례에서 보듯이 합병기일은 합병을 시작하는 날짜가 아니라 완료되는 날짜다.
따라서 통합은 지금부터 추진돼야 한다.
IT통합은 오랜 시간이 걸리겠지만 점포통합,인사 및 기업문화 동질화,상품의 종류와 가격단일화 등을 위한 계획 등을 마련하고 실행해 나가야 한다.
직원 고객 주주들에게 있어서 통합은 완벽성보다 신속성이 더 중요하다.
불확실성이 가장 큰 해악이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러한 통합과제들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출범일자에 상관없이 비전과 리더십에 대한 결정만이라도 시급히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비전과 리더십 중 리더십이 먼저 해결돼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리더 본인이 아닌 다른 사람들이 정해 놓은 비전에 직원들이 호응할리 없기 때문이다.
리더십은 통합과정의 맨 윗단추다.
이런 의미에서 합병추진위원회가 통합은행장의 선임을 서두르는 것은 잘된 일이다.
그러나 간과해서 안될 점은 통합은행장의 선임기준은 평상시의 은행장 선임과는 달라야 한다는 것이다.
첫째,철저히 능력 기준의 선임이어야 한다.
합병 후 경영성과가 향상되리라는 강한 믿음이 있어야 직원들이 통합과정에서 협조할 것이기 때문이다.
둘째,합리적인 리더십 스타일이어야 한다.
통합과정에서 양측간 이해 관계와 감정이 대립하게 마련이다.
양쪽 모두 수긍하려면 합리적 접근 이외에는 방도가 없다.
셋째,외부 영입보다는 내부 선임이 되어야 할 것이다.
합병 후 통합이란 한쪽의 조직을 충분히 이해하는 경영자가 맡아도 어려움이 많은 일이다.
양 은행은 협상 타결의 후유증을 빨리 극복하고 효과적인 통합을 위한 신속한 행보를 국민들에게 보여 주어야 할 것이다.
cwmoon@mm.ewha.ac.kr........................................................
◇이 글의 내용은 한경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