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럴땐 어떻게] '췌장염' .. 禁食하면서 주사제로 영양공급

만성적인 음주가들이 간질환 외에 한번쯤 뜨끔하게 생각할 만한 질환이 췌장염이다.

췌장은 리파아제 같은 소화효소와 인슐린 같은 혈당조절호르몬을 분비하는 소중한 장기다.췌장염의 특징적 증상은 명치 아래쪽의 상복부가 심하게 아픈 것이다.

등이나 옆구리로 통증이 전파되기도 한다.

지속적으로 복통이 나타나며 누우면 심해지고 등을 구부리거나 앉으면 완화된다.급성의 경우 심한 복통으로 응급실을 찾게 마련이며 마약성 진통제 정도를 맞아야만 호전된다.

췌장염은 대개 장 운동이 현저히 저하되고 가스가 복부에 꽉 차 장 마비 증상이 동반된다.

더 심하면 쇼크 상태에 빠질 수도 있다.급성 췌장염은 대체로 췌장의 기능이나 구조에 손상을 주지 않고 회복된다.

대표적인 원인은 담석증과 음주.

담석 조각이 담관을 막으면 담즙이나 췌액의 배출이 안돼 췌장내의 압력이 증가하고 염증이 생긴다.담석이 저절로 소장으로 빠져 나가면 증상이 호전되나 계속 담관 끝을 막으면 상태가 악화된다.

내시경을 넣어 담석을 빨리 제거해야 한다.

반면 만성 췌장염은 상습적 음주가 원인이다.

음주는 췌액의 구성성분을 변화시켜 췌석을 형성하는데 이것이 췌관을 폐색시켜 만성 췌장염을 일으킨다.

소화효소 분비가 안되고 당 조절이 안되며 췌관은 불규칙한 확장과 손상이 나타나 영구적으로 회복되지 않는다.

따라서 만성 췌장염 환자는 절대적 금주가 요구된다.

췌장염은 컴퓨터단층촬영(CT)를 찍어야 염증이나 괴사여부를 알수 있다.

복부 초음파 검사는 담석을 발견하는데 도움을 주나 췌장의 염증을 진단하기에는 미흡하다.

염증으로 생긴 장내 가스가 췌장을 가리기 때문이다.

혈액검사로 아밀라제와 리파아제같은 소화효소의 수치가 정상 범위보다 3배 이상으로 증가되면 췌장염일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이 수치가 높다고 해서 염증이 더 심한 것은 아니다.

치료는 췌장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금식을 시키고 부족한 영양과 수액을 주사제로 공급하며 통증을 서서히 줄여가는 것이다.

이규택 성균관대 삼성서울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환자가 통증이 없고 장이 정상적으로 움직이면 음식을 줄여 먹고 통증이 있고 장이 마비된 상태면 금식이 필요하다"며 "금식을 해야 소화효소가 적게 분비되고 췌장도 쉴수 있어서 염증이 가라앉는다"고 말했다.

의사의 금식 지시를 무시하고 허기진 배를 채우기 위해 과식하면 증상이 악화되기 십상이다.

금식 후의 식사 원칙은 부드러운 음료와 미음부터 시작해서 통증이 없으면 죽이나 밥을 먹는다.

반찬은 고 탄수화물, 저 지방식으로 한다.

소화가 잘 안되는 음식물과 기름에 튀긴 음식물이나 지방질이 많이 포함된 식사는 피하도록 한다.소화제도 같이 복용하도록 한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