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광고 열전] 아모레 미로 '야생화시리즈' .. '자연美' 부각

태평양 아모레 미로 화장품의 "천연기념물 야생화 시리즈" 광고는 화장품시장에 새로운 브랜드들이 잇달아 선보이면서 제품의 생명을 유지,연장해야 하는 절박한 시점에서 선을 보였다. 광고예산이 별도로 배정되지 않아 제작과정에서 어려움이 많았다고 한다. "오염없는 세계를 찾아서"라는 컨셉트로 진행된 이 캠페인성 광고 시리즈는 이런 악조건 속에서 제작됐다. 계절이 바뀌면 사용하는 제품도 바뀌는 기초화장품의 특성상 광고소재도 계절에 따라 변화를 줘야 했다. 따라서 천연의 아름다움을 강조한 제품의 성격과 야생화의 성격을 매치시켜 "금강초롱" "팔각금성" "금새우난" "물봉선화"편 등을 시리즈로 제작했던 것이다. 천연기념물을 소재로 한 만큼 촬영이 만만치 않았다는 게 제작자들의 얘기이다. 금강초롱은 오염되지 않은 휴전선 지역의 자생지를 어렵게 찾아 촬영한 것이고 팔각금성은 충무해역 근처에서 찾아냈다고 한다. 자외선 차단 제품이 주를 이루는 여름에는 햇볕을 직접 쬐거나 오염된 공기속에서 살지 못하는 금새우난편을 내보냈다. 촬영시기가 이른 봄이어서 미처 꽃을 피우지 못해 2주일동안 비닐하우스를 치고 어렵게 꽃을 피워 촬영을 마쳤다는 후문이다. 이같은 열정으로 촬영을 마친 이 시리즈는 사회적으로도 자연보호의 경각심을 일깨우며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그 결과 광고노출이 그다지 많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92년과 93년,2년 연속으로 "한국 광고대상" 화장품 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결국 제품컨셉트와 광고소재의 절묘한 일치,적은 제작비로도 최상의 광고를 찍기 위한 제작진의 노력 등이 광고대상 수상으로 이어졌던 셈이다. 조병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