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시장 여성모델 '전성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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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나아졌다지만 한국에서 여자는 아직 소수파이며 약자이다.
직업이나 신분을 말할 때도 여자인 경우는 여성CEO,여자조종사 등으로 부른다.
하지만 광고에서 만큼은 이미 여성상위시대가 활짝 열렸다.
많은 광고에서 여성모델들이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예전엔 주로 소비재 광고에 여성모델이 선호됐지만 이제 아파트,자동차,가전 등 소비자들의 브랜드 충성도가 높은 비싼 내구재광고에까지 여성모델들이 급부상중이다.
여성모델은 남자보다 모델료도 많이 받는다.
오리콤 이정구AE는 "여자가 구매와 소비의 주체로 확실히 자리매김하고 있어 여성모델을 선호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사회분위기가 부드러워지고 여성전용상품이 쏟아져 나오는 것도 주요 원인이다.
브랜드의 춘추전국시대를 맞은 아파트광고에선 여성파워가 단연 돋보인다.
삼성중공업 쉐르빌(이미숙),삼성물산 래미안(황수정),대림산업 e-편한세상(채시라),두산건설 We've(서정희),SK VIEW(윤정)등 아파트 브랜드 광고는 유명 여자연예인들이 싹쓸이했다.
"아파트청약 결정권을 여자가 행사하기 때문"이라는 게 주택업체들의 설명이다.
구매자의 대부분이 남성인 자동차광고에도 여자모델이 넘쳐난다.
대우자동차 매그너스 광고에 탤런트 황수정,누비라에 MC 백지연이 등장해 호평을 받았다.
또 마티스는 채림을,라노스는 한고은을 기용해 톡톡히 재미를 봤다.
타이어광고도 여성들이 점령했다.
한국타이어 블랙버드V는 터프한 이미지의 최민식이 초대모델로 활동했지만 송윤아를 거쳐 섹시미인 한채영이 바통을 넘겨받았다.
금호타이어 솔루스 스포츠에는 가수 엄정화가 나온다.
전통적으로 남자 모델을 많이 써왔던 술광고에서도 이제 여자모델이 선호된다.
소주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진로의 참진이슬로는 이영애에 이어 2년전부터 황수정이 광고모델로 나오고 있다.
최근 인기몰이에 나선 배상면주가의 산사춘도 영화배우 이미연을 모델로 기용해 술꾼들을 유혹하고 있다.
진로측은 "순한 소주를 선호하는 경향이 높아져 부드러운 이미지를 전달하려다보니 여성모델을 캐스팅할 수 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또 여성전용카드가 공전의 히트상품이 되면서 신용카드광고는 여자연예인들의 경연장으로 변했다.
이영애(LG카드) 황수정(BC카드) 고소영(삼성카드) 등 빅3모델이 카드사를 대신해 한판 승부를 벌이고 있다.
여성광고 모델은 광고전달력과 호소력이 높아 남자에 비해 모델료도 비싸다.
심은하 이영애 등 여자 톱모델은 1년 전속계약에 4억~4억5천만원을 받는 것으로 대외적으로 발표된다.
하지만 남자최고모델인 한석규 안성기 정우성 등은 3억5천만~4억원을 받는다.
아뭏튼 요즘 광고를 보노라면 "영원히 여성적인 것이 우리를 구원한다"며 여성을 찬미하던 괴테의 통찰력을 새삼 깨닫게 된다.
백광엽 기자 kecor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