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주역과 21세기' 방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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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올 김용옥의 노자와 21세기''임동창이 말하는 우리 음악'등으로 TV 고전강의 열풍을 몰고 온 EBS가 또 한번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 만한 고전강의 프로그램을 내보낸다.
오는 7월2일부터 건국대 성태용 교수가 강의하는 '주역과 21세기'(월∼목요일 오후 10시50분)를 방송할 예정.
유교 3경(三經) 중 하나인 '주역(周易)'은 점복(占卜)의 원전(原典)과도 같은 것이다.
다시 말해 어떻게 하면 조금이라도 불행을 물리치고 길운(吉運)을 잡느냐에 대한 우주론적 철학체계다.
때문에 일반인들에게는 흥미롭게 여겨지기도 하지만 이해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이 프로그램을 기획한 정윤환 PD는 "도올 김용옥의 '노자와 21세기'가 동양철학에 대한 관심을 높였다면 이번 '주역과 21세기'를 통해 동양철학의 완성을 보여줄 것"이라며 "이해하기 어렵기로 유명한 주역을 어떻게 하면 시청자들에게 쉽게 설명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며 제작하고 있다"고 말했다.
성 교수는 "주역을 얘기할 때 학문적인 선은 어디까지 지킬 것인가,어떻게 재미있게 주역의 원리를 이해시킬 수 있을까 등에 대해 검토해 왔다"며 "고등학생이 봐도 이해할 수 있을 만큼 쉽고 재미있게 주역 이야기를 풀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이번 강의는 주역을 단순히 점치는 책이 아니라 그 속에 담겨있는 우주와 인생의 오묘한 진리를 발견하게 되는 흥미진진한 시간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성 교수는 TV 주역 강의에 앞서 가장 먼저 주역에 대한 일반인들의 오해와 편견을 없애겠다고 말한다.
"주역이 점의 원전이라는 점은 인정합니다.하지만 주역에서 말하는 점은 우리들이 생각하는 미신적인 점과는 다릅니다.주역의 점은 자기가 생각할 수 있는 데까지 충분히 생각하고 그리고도 선택할 일이 있을 때 음양이라는 높은 원리를 통해 자신이 놓인 상황에 알맞은 방법을 찾는 것입니다.결국 점은 미신이 아니라 가장 절실한 문제에서 선택을 하는 것이지요"
이번 강의가 특히 관심을 끄는 것은 성 교수가 잡지나 신문 등을 통해 그동안 도올 김용옥씨가 TV 강의를 지나치게 상품화한다고 비판한 적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 그가 도올과 마찬가지로 EBS TV 강의를 통해 고전 가운데 가장 어렵다는 주역을 어떻게 풀어 나갈지 주목된다.
성 교수는 서울대 문리대에서 철학을 전공하고 한국고등학교 재단 한학자 양성기관에서 장학생으로 선발돼 태동고전연구소에서 고(故) 임창순 선생에게 한학을 배웠다.
길덕 기자 duk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