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제 리포트] 日 교과서왜곡 분노하기에 앞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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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역사교과서 왜곡을 둘러싼 네티즌들의 분노가 또다시 폭발했다.
지난 8일 일본정부가 35개항에 이르는 일본 역사교과서 수정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통보한 이후 각종 시민단체와 안티일본사이트,정부부처 게시판에는 일본의 역사교과서 왜곡에 강력히 대처해야 한다는 여론이 들끓고 있다.
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민족문제연구소 등 80여개 시민단체가 구성한 "일본교과서 바로잡기운동본부" 홈페이지(www.japantext.net) 게시판은 물론 "안티일본"사이트(fuck-japan.com)등에는 일본을 비방하는 글이 하루 수백건씩 오르고 있다.
원색적인 비난에서부터 일본제품 불매운동 등으로 강력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주장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일부 네티즌들은 해방 직후 친일파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했던 것을 개탄하기도 한다.
네티즌들의 반일감정은 온라인게임인 엔씨소프트의 "리니지"까지 비판대에 올려놓았다.
"이쁜"이라는 ID를 가진 네티즌은 "리니지게임에서 가장 좋은 검은 다름아닌 일본도(刀)"라면서 "일본인들이 리니지게임을 보고 어떤 생각을 할지 궁금하다"고 비꼬았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네티즌들 사이에서 자성의 목소리도 높다.
무조건적이고 감정적으로 일본을 비난하고 욕할게 아니라 스스로를 되돌아봐야 한다는 것."일교대"라는 ID의 네티즌은 "정부나 시민단체들이 말은 많으면서도 정작 제대로 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일본제품 불매운동이나 일본문화 수입 보류 등의 대책은 문제가 불거질때마다 들고나오는 일회성 구호들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원광대 3학년에 재학중이라는 김혜진이라는 여학생도 "일본의 태도에 분개하기에 앞서 우리문화를 아끼고 지키려는 노력을 했는지 반성부터 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우리의 역사교육 현실도 도마에 올랐다.
"의열단원"이라는 네티즌은 "우리나라 초중고교의 역사시간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고 개탄했다.
게다가 역사교과서 내용도 빈약하기 짝이 없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허은진씨는 "일본정부에 수정을 요구하고 있는 종군위안부,정신대 할머니라는 용어가 중3학년 역사교과서에는 단 2줄밖에 언급되어 있지 않다"고 비판했다.
교육부가 발행한 중학교 국사(하)교과서 1백51페이지에 "이때 여성까지도 정신대라는 이름으로 끌려가 일본군의 위안부로 희생되기도 하였다"라는 문장이 위안부를 다룬 내용의 전부라는 것.
아무튼 이번 사태는 일본의 역사교과서 왜곡도 문제지만 우리 스스로 그동안의 자세와 행동을 반성하고 바로잡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교훈을 네티즌들에게 일깨워주는 계기가 됐다.
kedd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