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투데이] 아르헨, 중단없는 경제 개혁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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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는 지난 10여년간 이룩한 괄목할만한 성장을 지속하고 촉진해야 하는 도전에 직면해 있다.
정권이양으로 민주주의가 자리를 잡았고 1989년 정점에 달했던 살인적인 인플레도 90년대 후반부터는 잠잠해졌다.
흥미로운 것은 성장을 희생시키지 않으면서 인플레를 잠재웠다는 것이다.
80년대 연간 0.5%의 마이너스 성장을 보여온 아르헨티나 경제는 90년대 들어 연간 4%의 성장을 지속해왔다.
하지만 문제는 이같은 성장이 지나치게 재정적자에 의존해왔다는 데 있다.
90년대 초반만 해도 국내총생산(GDP)의 1% 수준이던 재정적자는 후반 들어서면서 3%로 불어났다.
물론 여기에는 교역조건의 악화 등 주변환경의 변화가 영향을 줬다.
그러나 재정정책이 환경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데다 노동시장에 대한 구조개혁이 진전되지 않은 것도 오늘의 위기를 초래한 주요인이다.
위기상황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아르헨티나 정부는 두 가지 방법을 택했다.
구조개혁에 박차를 가하고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재정을 튼튼히 하는데 온힘을 쏟고 있다.
IMF(국제통화기금)는 이같은 접근에 지지를 보낸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구조개혁을 위해 자국내에서 생산하는 물품에 대한 부가세 인하 등을 시행하고 있다.
특히 IMF의 지원을 받고 있는 경제개혁프로그램에 박차를 가하는 것이 중요하다.
항구와 통신부문 같은 내수시장에 경쟁체제를 활성화시키는 것이 한 예다.
1년여전 의회가 승인한 노동개혁도 차질없이 수행해야 한다.
아르헨티나 정부가 재정부문의 구조개혁을 위한 세제시스템을 정비하고 과세를 강화하는 것도 환영할만한 일이다.
물론 이런 조치들을 수행하는 것은 생각만큼 쉽지 않다.
그러나 지속적으로 아르헨티나 경제에 대한 신뢰를 쌓기 위해서는 필수적인 조치들이다.
이번의 위기상황과 관련해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는 재정부문의 손질이 아르헨티나 경제에 실질적으로 필요하느냐이다.
오히려 경기회복을 더디게 할 것이라는 우려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GDP의 2.5%에 이르는 재정적자나 50%에 달하는 공공부문 부채가 유별나게 높은 수준은 아니다.
하지만 문제는 아르헨티나 정부의 채권 가산금리 수준으로는 부채가 계속해서 불어날 수밖에 없다는데 있다.
고금리는 경기회복 전망을 어둡게 하고 부채 상황을 악화시킨다.
따라서 재정적자를 줄이는 것은 필연적으로 보인다.
물론 긴축재정이 저성장을 낳고 이는 다시 재정적자 규모를 키우고 또 다시 긴축재정이 요구되는 식의 악순환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그러나 아일랜드 덴마크 브라질 등의 경험에 비추어 보면 긴축재정이 금리를 낮추는 등의 긍정적인 선순환을 이끌어내기도 한다.
사실 아르헨티나가 겪고 있는 지금의 위기는 재정적자가 악화되고 있다는 소식으로 촉발됐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이에따라 일련의 조치를 취해왔다.
그러나 복잡한 행정절차 탓에 어느 정도 실효를 거둘지는 불투명하다.
지금 더욱 중요한 것은 지출 측면에서의 조치다.
지출을 줄이는 게 세금을 늘리는 것보다 재정을 튼실하게 하고 성장을 뒷받침하는데 훨씬 효과적이라는 것은 명약관화하다.
이같은 목적을 달성하려면 지방정부에 의한 지출을 지속적으로 통제하는 게 필수적이다.
중앙정부는 재정문제를 개선하는데 지방정부에 비해 상대적으로 성공적인 모습을 보여왔다.
아르헨티나는 건실한 재정정책을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주변국인 브라질도 이를 해냈다.
통화정책도 간과해서는 안될 부분이다.
아르헨티나의 금융시스템은 중앙은행이 지난 10년간 취한 조치들에 힘입어 계속 강화돼왔다.
금융시스템이 강해야 외부충격에 견딜 수 있는 체력이 길러진다.
튼튼한 금융시스템을 계속 유지하는 것은 아르헨티나 경제의 미래를 위해 필수적이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계속 보장하는 게 필요하다.
아르헨티나가 성공의 길로 들어서기 위해서는 재정 및 구조개혁이 중단없이 진행돼야 한다.
그리고 정책은 신뢰감을 줄 수 있게 일관된 방식으로 시행돼야 한다.
그래야 경제성장이 회복되고 신뢰감을 높이며 튼튼한 재정을 만들어내는 선순환을 만들어낼 수 있다.
정리=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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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스탠리 피셔 IMF 수석부총재가 최근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린 아르헨티나 은행연합회 모임에 참석해 연설한 내용을 정리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