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수선물, 기술적 반등 이후 포인트는

지수선물이 치열한 매매공방을 벌이며 사흘째 상승세를 이었다. 외국인이 거래소에서 전날에 이어 1,500억원의 대량 순매수를 보인 데 힘입어 반등론 연장에 무게가 실렸다. 개인과 보험, 기금공제 등도 매수에 합세하면서 장중 상승세가 유지됐다. 그러나 외국인이 차익실현에 나서며 순매도하고 증권과 투신도 매도우위를 가져가면서 기술적 반등 이후의 추가상승에 대한 의구심은 완전히 떨치지 못했다. 삼성증권의 유욱재 수석연구원은 "반도체 바닥론을 심어준 메릴린치 보고서는 시장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며 "그러나 미국의 제조업경기나 국내 기업체감경기 악화가 추격매수에 부담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특히 전날 1,500억원의 대량 순매수가 집중되며 급등했던 삼성전자는 60일과 120일 이동평균선이 포진된 20만원선에서 걸리며 8일만에 하락 반전, 지수상승이 제한됐다. 동양증권의 전균 수석연구원은 "현선물시장이 모두 하루종일 삼성전자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면서 "그러나 삼성전자가 단기급등에 대한 부담으로 20만원대를 뚫지 못하고 하락하자 지수상승이 제약됐다"고 말했다. ◆ 기술적 반등 연장, 프로그램 매수 우위 = 2일 코스피선물 9월물은 전날보다 0.60포인트 오른 70.00에 마감, 종가기준으로 지난 7월 6일 71.25 이래 최고치로 마쳤다. 장중 외국인 순매도로 68.70까지 밀리다가 종합지수 상승에 힙입어 70.60까지 고점을 높였으나 차익매물에 막힌 가운데 장막판 경계매물에 이끌려 어정쩡한 수준에서 거래를 마감했다. 상승폭이 지난 7월 31일 1포인트, 1일 2.65포인트에 비해 크게 줄었다. 이날 거래량은 매매공방에 따라 14만9,952계약으로 전날 17만계약에 이어 비교적 많았으나 미결제약정은 5만8,138계약으로 290계약 줄어 방향성을 띠지는 못했다. 시장베이시스는 장중 마이너스 0.2 안팎에서 움직이며 때때로 보합수준까지 오기도 했으나 장막판 매물출회로 지수가 밀리자 백워데이션이 다소 심화되며 마이너스 0.34로 끝났다. 프로그램 매매는 장중 매도가 많았으나 막판 매수세 유입으로 모처럼 매수우위를 보였다. 프로그램 매수는 차익 122억원, 비차익 286억원을 합쳐 408억원 수준이었고, 매도는 차익 117억원, 비차익 240억원 등 357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시장베이시스 백워데이션이 지속됨에도 불구하고 매수차익잔고가 크게 감소해 프로그램 매도규모는 줄고 매수유입은 제한된 것으로 분석된다. 1일 현재 매수차익잔고는 1,800여억원 수준. 매매주체별로는 개인이 1,410계약을 순매수하며 상승에 무게를 뒀고, 다소 이례적으로 보험이 1,100계약, 기금공제가 860계약을 순매수하는 적극성을 보였다. 반면 외국인은 이틀간의 순매수 포지션을 청산하는 데 주력, 2,330계약을 순매도했고, 투신이 890계약, 증권이 160계약을 순매도하면서 보수적으로 대응했다. 교보증권의 고영훈 책임연구원은 "외국인이 거래소 매수와 달리 선물시장에서는 차익실현에 나섰다"며 "투신 등 기관도 장막판 매물을 내놓아 단기상승에 대한 부담감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 외국인 매수 지속 가능성, 매물소화 필요 = 향후 전망과 관련 시장에서는 반도체 바닥론에 기대며 반등했던 삼성전자의 향배가 기술적 반등 이후의 장에 중요한 키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외국인도 의견이 엇갈리며 삼성전자에 대한 순매수 규모가 크게 줄은 만큼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의 저항선 돌파 여부가 삼성전자나 외국인 순매수 강도와 관련해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동양의 전균 연구원은 "기술적 반등 이후 방향성에 대한 회의감으로 장후반 매도세가 출현했다"며 "저항선에 처한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삼성전자나 시장과 연관돼 관전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의 유욱재 연구원은 "외국인이 순매수로 전환한 것이 긍정적"이라며 "외국인 매수는 한번 지속될 경우 이어지는 경우가 있어 매수규모는 줄 수 있어도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종합지수 60일선과 120일선이 포진된 570∼580 구간, 선물 70 위쪽이 지난번 하락갭이 크게 생긴 곳이어서 급등보다는 매물소화 과정이 예상된다"며 "현물시장의 동향에 따라 선물시장이 따라 움직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이기석기자 han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