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수출부진 '마케팅 해법' .. 조건호 <무역협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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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부진이 심화되어 우리 경제가 타격을 받고 기업들의 수출마케팅도 매우 위축되는 양상이다.
마케팅의 차질 원인은 크게 세가지다.
첫째,미국 일본 유럽 등 주요 선진국들의 경기 침체로 시장 수요가 감소함에 따라 마케팅활동 성과가 예전 같지 않다.
해외에서 바이어를 상대로 세일즈활동을 벌이고 돌아온 비즈니스맨으로부터 "회사의 기대는 큰 반면 성과는 별게 없다"는 한숨 소리가 종종 들려온다.
둘째,수출채산성 악화도 마케팅 위축 요인이 되고 있다.
세계시장 도처에서 불경기를 이기기 위한 할인판매가 성행하고 있다.
수출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수출가격이 떨어진 결과다.
채산성이 떨어져 마케팅 경비를 의식해야 하는 기업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셋째,수출의 신용리스크가 커지고 있다.
현지시장에서 판매부진을 겪는 바이어가 외상거래를 요구하거나 대금결제를 미루는 사례가 잦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수출기업들은 선진국시장,우량 바이어와의 거래에 치우치는 반면 신시장 개척,새로운 바이어 발굴에는 소극적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수출일선에서 나타나고 있는 마케팅 위축은 수출부진을 장기화시킬 수 있다는 데에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수출부진기를 맞아 새삼 확인되는 우리 수출산업 구조의 취약성,또는 경쟁력 약화를 개선하는 일은 적지 않은 시일이 필요한 장기과제다.
이같은 상황에서도 수출을 늘리자면 그 방법은 기업들의 해외마케팅에 활력을 불어넣는 것 뿐이다.
정부가 최근 마련한 경기대책에서 해외마케팅 지원에 큰 비중을 둔 것도 이런 까닭이라고 할 수 있다.
수출신용장을 받은 중소기업의 자금조달을 돕기 위해 수출보험공사가 특례보증지원제도를 시행한 것 등은 얼어붙은 해외시장개척 마인드를 되살리는데 효과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수출부진의 골이 깊을수록 마케팅 위축이 심화되기 쉬우므로 정부와 수출 유관기관들은 마케팅 지원을 더욱 강화할 필요가 있다.
수출마케팅 지원의 주안점을 살펴보면,우선 수출보험을 보다 적극적으로 운영해 신시장 개척,바이어 발굴에 따르는 신용리스크 부담을 경감하는 대책이 필요하다.
특히 러시아 인도네시아 베트남을 비롯 유망시장으로 꼽히는 나라에 대한 수출보험 인수제한을 완화할 경우 수출증대 효과가 크게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해외전시회 참가에 대한 지원도 강화돼야 한다.
전시회 참가업체에 대한 우리나라의 지원은 대체로 기본면적(9㎡)임차료의 70%로 제한하고 있다.
그러나 주요 교역국들은 선·후진국을 막론하고 해외전시회 또는 무역사절단 참가업체에 대한 지원을 적극 강화하고 있다.
또 신상품 개발을 위한 소액자금 지원을 활성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무역협회가 최근 실시한 설문조사에 의하면 신상품 개발에 소요되는 비용은 1천만원 이하가 36.5%,5천만원 이하가 63.3%의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정책자금 일부를 수출기업 신상품 개발에 할애할 경우 큰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이밖에도 중소기업 제품에 해외시장에서 인지도가 높은 종합상사 브랜드를 활용토록 하는 것과 중소기업과 종합상사의 공동마케팅 촉진방안을 다각적으로 모색해야 한다.
또 수출마케팅의 성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국가이미지 뒷받침이 강화되어야 한다.
일본 싱가포르 대만 말레이시아를 비롯한 수출경쟁국들의 경우 국가이미지 제고를 위해 해외홍보에 대규모 투자를 하고 있는데 비해 'Made in Korea'이미지 제고를 위한 우리의 노력은 미흡한 실정이다.
따라서 재원을 마련해 월드컵축구대회 개최 또는 한국오페라 해외공연 등 문화부문과 연계하는 국가이미지 홍보에 투자할 경우 다중적인 효과를 얻을 것이다.
수출마케팅 활동은 기업의 몫임이 분명하다.
그러나 지난해 GDP성장률 가운데 수출에 의한 성장이 61%에 달했듯이 수출의 국민경제에 대한 기여도가 절대적임에 비추어 볼 때 위축된 마케팅 마인드를 되살리기 위한 정부와 수출유관기관의 노력이 중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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