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파워] 1부.중국을 이끄는 엘리트 : '슈퍼중국' 리더십서 나온다

장쩌민(江澤民) 중국 국가 주석이 3일 평양에 간다. 주룽지(朱鎔基) 총리는 2일 벨기에 등 유럽 순방길에 올랐다. 중국 지도자들이 세계 곳곳에서 뛰고 있다. 21세기 슈퍼파워로 도약하고 있는 중국. 그 뒤엔 정계 산업계 학계 등에서 활약하고 있는 엘리트들이 있다. 정치 지도자들은 강력하고 안정된 리더십으로, 기업인들은 신산업환경에 맞는 자기변신으로, 학계 인사들은 국제화에 맞는 논리 개발로 새 시대를 준비중이다. 중국의 리더집단을 해부한다. --------------------------------------------------------------- 류치(劉淇.59) 베이징 시장. 그가 최근 베이징시 첨단산업 육성을 위한 혁신적인 대책을 발표했다. '앞으로 5년 동안 생명공학 정보통신 등 첨단산업 분야의 세계 최고 전문가 5천명을 베이징으로 불러들인다'는 야심만만한 계획이다. 그는 "발상을 바꿔라. 국내에서만 대책을 구하지 말고 해외에서 해결책을 찾아라"라고 관리들을 독려하고 있다. 류 시장의 '발상 전환'은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을 계기로 중국이 추진하고 있는 '국가 새 틀 짜기'의 단면이다. 기업하기 좋은 나라, 효율성이 높은 나라, 국제화된 나라가 그들의 목표다. 장쩌민 주석, 주룽지 총리 등 정치 리더들이 변혁의 전면에 섰다. 가장 큰 변화는 장 주석이 주도하고 있다. '공산당의 탈(脫)공산화'다. 그는 지난달 17일 산시성(省)을 방문, 성 간부들에게 주목할 만한 연설을 했다. "재산의 유무에 따라 정치성의 낙후와 선진을 판단할 수는 없다" "실사구시를 추구하는 당 노선을 방해하는 교조주의를 제압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보수세력이 어떤 반발을 하든 자산가 계층을 당으로 끌어들이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중국은 WTO 가입을 계기로 경제시스템 개편에 착수했다. 주 총리의 몫이다. 최근 관영 영자지 차이나데일리에 망치를 든 주 총리의 삽화가 실렸다. 망치의 용도는 중국경제와 세계경제 사이에 놓인 벽을 부수는 일. 그는 "WTO 가입을 시장 개방이라는 소극적 의미로 보지 말고 해외 진출의 기회로 삼아라"라고 주문한다. 중국 지도자들은 하급 관리들을 독려, 그들을 기업 현장으로 내몰고 있다. '전 관리의 세일즈맨화'다. 다롄을 '동북의 홍콩'으로 만들어 유명해진 보시라이(薄熙來.51) 랴오닝 성장. 그는 지난 5월 랴오닝 투자설명회 참석차 서울을 방문했다. 수행단은 8백여명. 대부분 성(省)정부 및 산하 정부관리들이었다. 보 성장은 "기업에 다가가는 법을 가르쳐 주기 위해 관리들을 서울로 데리고 왔다"고 설명했다. 중국은 해외 투자를 앉아서 기다리지 않는다. 상하이 푸둥에 자리잡은 장강(張江)하이테크 단지. 이곳에 자리잡은 해외유학생 창업원은 쉬쾅디(徐匡迪.64) 시장의 작품이다. 창업원은 해외유학생들이 상하이에서 창업할 경우 모든 절차를 맡아 처리해 준다. 주거와 자녀교육 문제 등도 걱정할게 없다. 일괄처리 서비스다.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는 중국 지도자들의 뜻은 분명하다. '중국의 굴레를 벗어나 세계로 나아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모든 것을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베이징=한우덕 특파원 woody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