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테러전쟁] 라덴-오마르 '장인이자 사위' .. 혈연관계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미국의 보복공격이 임박한 가운데 탈레반의 지도자 물라 모하메드 오마르(40세 추정)와 미국테러 용의자 오사마 빈 라덴(44)간 '남다른' 인연이 관심을 끌고 있다. 아프가니스탄에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이들은 서로에게 장인이자 사위다. 오마르는 빈 라덴의 맏딸과 결혼했으며 빈 라덴은 오마르의 딸을 네번째 부인으로 맞아들였다. 오마르가 미국의 보복공격 위협에 굴하지 않고 버티는 데는 정치적 목적 외에도 이같은 인간적인 이유가 한몫 했을 것이란 지적이다. 이들은 또 이슬람이란 종교를 공유하고 있는 '동반자'이며 지난 79년 옛소련이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했을 당시부터 함께 투쟁에 나섰던 '혁명동지'다. 아프가니스탄 우르즈간에서 태어난 오마르는 '얼굴없는 두령'으로 통할 정도로 개인신상이 베일에 싸여 있는 인물이다. 이슬람 신학을 전공한 그는 80년대부터 모하마드 나비 모하마디가 이끄는 무장부대에 들어가 반소련 투쟁에 전격 뛰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투쟁과정에서 한쪽 눈을 잃은오마르가 빈 라덴을 만난 것은 바로 이때. 사우디아라비아 출신의 백만장자인 빈 라덴은 아프가니스탄 반군을 돕기 위해 달려왔고 둘은 의기가 투합했다. 97년 아프가니스탄의 정권을 장악한 오마르는 칸다하르의 탈레반 본부에 은둔하면서 빈 라덴을 위해 자신의 고향인 우르즈간에 은신처를 마련해 줬다. 빈 라덴은 막대한 자금력을 동원, 탈레반 정권을 물심양면으로 도와왔다. 하지만 둘 사이의 관계는 현재 최대위기를 맞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빈 라덴을 인도하지 않을 경우 미국이 대대적인 전쟁을 시작할게 분명하기 때문이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