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1,297.50원 강보합, "외인 사흘째 매도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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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이 이틀간의 내림세를 중단하고 오름세로 방향을 틀었다. 그러나 개장초 1,300원을 위협할 듯한 강한 매수세는 경계감에 의해 꺾였다.
당분간 위아래로 뚜렷하게 제한된 양상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방향 찾기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인플레 우려 등으로 정부가 1,300원을 강하게 막고 있으며 아래쪽에선 심리적인 불안감을 바탕으로 한 결제수요 등이 꾸준히 유입되고 있는 셈.
외국인의 주식순매도 규모가 사흘 연속 1,000억원을 넘어서는 등 외국인 자금 이탈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점은 주목할 만한 요인.
미국의 보복 공격이 가시화되기 전까지 시장을 해석하기도 어렵고 움츠러 들 수 밖에 없는 장세가 예상된다. 1,295∼1,300원 레인지장세는 여전히 유효하다.
2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날보다 1원 오른 1,297.50원에 마감했다. 이동 범위는 불과 1.90원에 불과했으며 대부분 거래가 1,298원선에서 체결되는 극히 정체된 장세를 연출했다.
◆ 환율 방향 '오리무중' = 방향을 알 수 없다는 시장의 불만이 거래 자체를 위축시키고 있다. 일부 외국계은행의 딜러들은 휴가를 보내고 있으며 시장 움직임을 소화하기 어렵다는 불만들이 팽배해 있다. 장중에는 달러/엔의 방향을 좇아가는 듯 하나 좁은 범위안에서도 방향성 없이 흔들리는 모습이 역력하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개장초 환율 수준이 올라선 외에 시장에 영향을 줄 만한 변수들이 없었다"며 "결제수요가 조금 많기는 했으나 1,300원에 대한 경계감도 강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최근 1,290원대 중반에서 1,300원 사이의 레인지 장세가 미국의 공습이 가시화되기 전까지 이어질 것"이라며 "내일도 1,295∼1,300원 사이를 거닐 것"으로 예상했다.
외국계은행의 다른 딜러는 "레벨마다 금액도 적고 해석이 불가능한 장세다"며 "업체 물량이 5,000∼1억달러 가량이 나와도 분산돼 나오고 이를 당해내고 올라갈 여력도 크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국의 보복공격이 가시화될 때까지 달러/엔 반응을 기다릴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외국인이 1,000억원 이상의 순매도를 지속하고 있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외국인 자금이탈 가능성으로 환율 상승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는 셈.
◆ 정체 조장하는 변수들 = 재료나 수급 등 어느 것도 달러/원을 움직일 만한 동력을 제공하지 못했다.
달러/엔 환율은 큰 폭의 움직임은 자제된 채 대체로 내림세를 이었다. 전날 뉴욕장에서 소폭 상승하며 117.65엔에 마감한 바 있는 달러/엔은 이날 엔화를 압박하는 요인이 있었음에도 시장은 반응하지 않았다. 신용평가사인 S&P가 일본의 7개 은행에 대해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하고 일본은행(BOJ)은 이날 월례 보고서를 통해 일본 경제에 대한 평가를 하향했다. 당분간 엔 약세로의 전환은 버거워 보인다.
달러/엔은 오후 4시 52분 현재 117.32엔을 가리키고 있다.
역외세력은 개장초 강한 매수세로 환율 상승을 주도했으나 1,300원에 대한 경계감으로 이내 관망세로 돌아섰다. 업체는 1,299원선에서는 네고물량을 내놓았으며 1,297∼1,298원 언저리에서는 달러 사자쪽에 나서 환율 변동폭을 축소시켰다. 업체들은 1,300원대 환율을 기대하면서 여유를 가지고 접근하자는 움직임이다.
◆ 환율 움직임 및 기타지표 = 환율은 전날보다 1원 오른 1,297.50원에 출발, 오름세를 이으며 9시 38분경 이날 고점인 1,299.40원까지 올랐다. 밤새 역외선물환(NDF) 환율이 골드만삭스 등의 달러 매집 등으로 소폭 상승, 1,300/1,302원에 마감한 바를 이었다.
이후 환율은 1,299원선을 거닐며 1,300원 상향돌파 시도가 예상됐으나 물량이 나오면서 좌절되되고 1,298.30∼1,299.10원 범위에서 등락한 끝에 1,298.60원에 오전을 마쳤다.
오전 마감가보다 0.20원 높은 1,298.80원에 거래를 재개한 환율은 2시12분 1,299.20원까지 올라선 뒤 한동안 이 범위를 유지했다. 추가 상승에 어려움을 겪던 환율은 조금씩 레벨을 낮춰 오후 4시 3분경 1,298원까지 내려섰다.
장 막판 환율은 보유하고 있던 달러가 출회되면서 개장가인 1,297.50원까지 내려가 마감했다.
장중 고점은 1,299.40원, 저점은 1,297.50원이었다. 변동폭은 1.90원으로 지난 3일 1.50원 이후 이동거리가 가장 짧았다.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사흘 내리 1,000억원이 넘는 대규모 주식순매도를 기록했다. 나흘째 순매도를 이은 외국인은 이날 거래소에서 1,067억원의 매도우위를 보여 향후 외국인자금의 이탈이 가시화될 지에 관심이 가고 있다. 코스닥시장에서는 65억원의 매수우위였다.
이날 현물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를 통해 14억5,890만달러, 한국자금중개를 통해 7억7,400만달러를 기록했다. 스왑은 각각 3억2,220만달러, 2억3,000만달러가 거래됐다. 21일 기준환율은 1,298.70원으로 고시된다.
한편 산업뵉敾?이날 "내일 오전 11시 GM측과 매각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이를 발표한다"고 밝혔다. 지난 6월 협상시작이후 3개월여만에 MOU체결이 성사된 셈이며 실사작업을 거쳐 본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