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에 韓人 노인 휴양소 짓고 싶어" .. 이말년씨

[ 한민족축전 참가 在獨 한인 代母 이말년씨 ] 독일 라인란트팔츠주의 마인츠 지역에서 '독일 한인의 마더 테레사' '독일 한인의 대모'로 통하는 이말년씨(61)가 국민생활체육협의회(회장 엄삼탁)주최 '2001 세계한민족축전'에 참가하기 위해 21일 우리나라에 왔다. 10여년 만에 고국을 찾게 된 이씨는 1백세된 어머니와 1남7녀의 형제들을 만나는 기쁨을 표시하기에 앞서 "이번 축전이 전세계 한민족들에게 동포애를 불러일으키고 봉사와 희생을 발휘할 수 있는 장이었으면 좋겠다"며 평생의 신조인 '봉사와 희생'을 강조했다. 마인츠 가톨릭 복지센터에서 최근까지 봉사활동을 펼치다 장애로 인해 쉬고 있는 이씨는 "앞으로 건강이 허락되면 독일에 한인 노인들을 위한 휴양소를 짓고 싶다"고 밝혔다. 이씨의 독일 정착 배경은 특이하다. 지난 60년대 독일에 간 사람은 대개 간호사나 광부였다. 그러나 이씨는 사회봉사를 체계적으로 배우려고 유학갔다가 그곳에 정착했다. 마인츠 가톨릭전문대 사회봉사과를 졸업한 이씨는 한국에 돌아와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봉사를 하려고 했다. 그러나 독일에서 일하고 있는 간호사 광부들의 힘겨운 사정을 외면하고 돌아올 수가 없었다. 이씨는 독일에 온 한국인들이 언어소통 등 생활전반에 걸쳐 겪는 어려움을 자기 일처럼 뛰어다니며 그들의 손과 발이 돼줬다. 이씨는 결혼 후 맞벌이 생활을 하는 한인 가정의 자녀를 돌보고 교육도 하는 등 봉사활동을 펼쳤다. 20∼30세 사이의 마인츠에서 태어나고 자란 한인 2세들은 전부 이씨의 손을 거쳐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심지어 서울에 살고 있는 동생 이춘생씨(56) 집에도 "할머니가 너무 고맙다"며 한인 2세들이 선물 꾸러미를 놓고 갈 정도다. 이처럼 평생 한인들을 위해 봉사하고 희생한 이씨에게도 불행이 찾아들었다. 몸에 열이 나면서 다리가 마비되는 특이한 병으로 독일에서 1급 장애인 판정을 받았다. 이같은 상황임에도 그는 "힘 닿는 데까지 한민족을 돕겠다"고 거듭 힘주어 말했다. 최규술 기자 kyus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