럼즈펠드 美국방 중동에 급파

미국의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이 2일 중동에 급파되는 등 미국의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군사공격이 카운트 다운에 들어간 분위기다. 사우디아라비아 이집트 오만 우즈베키스탄 등지를 수일간 순방하는 럼즈펠드 장관은 "우리가 정한 일정에 따라 보복공격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미 테러 배후조종자로 지목된 오사마 빈 라덴의 아프간 내 은신처가 미·영 양국의 특수부대에 의해 파악되는 대로 군사공격이 개시될 전망이다. 미국의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이날 "탈레반이 라덴을 넘기지 않는다면 그에 대한 결과를 감수해야 할 것"이라며 "탈레반을 위한 협상도,시간표도 없다"고 말했다.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도 이날 "탈레반은 테러리스트를 넘기지 않으면 정권을 내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미국은 라덴의 테러 배후조종 증거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러시아 파키스탄 일본 등 각국에 제공하기 시작했다. 나토는 2일 브뤼셀에서 프랭크 테일러 미 특사의 보고를 청취한 뒤 '명백하고 결정적인' 증거가 제시됐다며 조약 제5조에 따른 집단적 자위권 발동을 선언했다. 탈레반 정권은 이날 라덴의 테러배후에 대한 물증을 제시하면 라덴을 법정에 인도하는 문제를 검토할 준비를 갖추고 있다고 밝히는 등 미국과의 협상을 재차 요구했으나 미국은 이를 일축했다. 한편 영국의 일간지 텔레그래프가 3일 "탈레반의 군부지도자들이 반란을 계획하고 있다"고 보도하고 아프간 반군세력인 북부동맹의 탈레반에 대한 공세가 강화되고 있다는 외신이 잇따르는 등 탈레반 정권은 안팎으로 위협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