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저병 공포' 지구촌 엄습] 이라크, 라덴에 탄저균 제공說


탄저균 테러공포가 전세계를 엄습하고 있다.


미국에서 25년 만에 탄저병 감염으로 첫 사망자가 발생한 지난 5일 이후 탄저병 감염자를 비롯해 탄저균에 노출된 사람이 계속 늘어나고 세계 곳곳에서 탄저균으로 의심되는 흰색가루가 담긴 우편물이 발견돼 긴급 검역조치가 취해지고 있다.

◇ 탄저균 공포 전세계 강타 =미국에서는 15일 하루에만 탄저균 감염 등 4건의 탄저균 발생을 확인하는 보도가 있었다.


톰 대슐 민주당 원내총무 앞으로 배달된 우편물이 탄저균 양성반응을 보임에 따라 미국의 정치 심장부마저 테러를 당할지 모르는 불안감이 가중되고 있다.
ABC 방송직원의 생후 7개월된 아들은 탄저균 감염원인이 밝혀지진 않았지만 지난달 28일 ABC방송국을 방문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흰색가루만 봐도 긴급 대피하는 등 공포감이 심리적인 공황수준에 이르고 있다.


다른 나라도 마찬가지다.
독일에서는 총리실 우편물에 의문의 흰색가루가 이날 발견됐으며 일본에선 후쿠시마현 중앙우체국에서 14일 흰색가루가 든 우편물이 발견돼 당국이 조사중이다.


캐나다에서는 의회와 3개 우체국에서 의심이 가는 흰색가루가 발견돼 검역조치가 이뤄졌다.


영국 프랑스 호주 이스라엘 폴란드 네덜란드 포르투갈 스위스 체코 등에서도 흰색가루가 담긴 우편물이 잇따라 발견됐다.
그러나 밀가루 등을 담은 우편물 등 장난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루돌프 줄리아니 미국 뉴욕시장은 주민들이 신고한 소포물 24건을 조사한 결과 탄저균이 발견되지 않았으며 일부 소포에는 유아용 파우더가 들어있었다고 밝혔다.



◇ 라덴과 이라크 연루설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은 "확실한 증거는 없다"면서도 "오사마 빈 라덴이 탄저균 테러와 어느 정도 관련돼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독일공영 ZDF 방송도 15일 "이집트 경찰이 빈 라덴의 테러조직인 '알 카에다' 조직원으로 추정되는 2명의 용의자를 체포했다"며 이들은 체코를 통해 탄저균을 입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방송은 또 이라크가 탄저균을 테러단체에 제공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월스트리저널도 이날 이라크가 생산한 탄저균이 테러조직으로 흘러 들어갔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 세계 생화학 테러대책 비상 =일본은 주민들에게 의심스러운 우편물에 대해서는 경찰에 신고해줄 것을 당부했으며 발신자 주소가 없는 모든 국제우편물에 대해 X선 검사를 의무화했다.


홍콩은 탄저병 등에 생화학테러에 대한 경계상황에 돌입했으며 중국 멕시코 등 다른 나라들도 해외우편물에 대한 검역을 강화하고 나섰다.


CNN 등 주요 언론사들이 한시적으로 우편물 배달을 중지시키는 등 기업들도 비상이 걸리긴 마찬가지다.


온라인쇼핑업체들은 우편물 비상으로 영업에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우려된다.


전자용품 백화점인 베스트바이는 우편물 취급직원들에게 고무장갑과 박테리아를 박멸하는 약품을 지급했다.



워싱턴=고광철 특파원 뉴욕=육동인 특파원 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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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편물위협 대처법 ]


- 의심스러운 편지나 소포는 건드리지 않는다.

- 파손되거나 의심스러운 우편물은 반드시 격리하고 그 지역도 봉쇄한다.

- 즉시 해당지역에서 빠져 나온다.

- 우편물에 접촉한 모든 사람들은 비누와 물로 손을 씻어야 하며 가능한 한 즉시 비누를 사용해서 샤워를 해야 한다.

- 의심스러운 우편물과 접촉한 경우에는 입었던 모든 물품들을 플라스틱 백에 넣고 당국에 제출한다.- 조금이라도 의심스러운 점이 있다면 당국에 신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