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본 사찰음식 교류..10월30,31일 약천사

한국과 일본의 사찰음식이 처음으로 만났다. 10월30~31일 제주도 약천사 나한전에서 열린 한·일 사찰음식 교류전을 통해서다. '생활 속의 사찰음식'을 주제로 한 이번 교류전에서 비구니 선재 스님(선재사찰음식문화연구원장)은 밥과 죽 김치 장아찌류 국 찬 면 전 떡 차 등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로 만든 70여가지 다양한 사찰음식을 내놓았다. 또 일본 후쿠오카 동림사의 모리 시도 스님(64)은 일본 사찰의 정진(精進)요리 30여가지를 선보여 호평받았다. 이들 요리는 일본 3대 선종의 하나인 황벽종의 독특한 사찰음식인 보차(普茶)요리.특히 깨로 만든 두부인 깨두부,마와 두부를 갈아 김을 곁들여 만든 야채 장어구이,당근과 무 등을 갈아서 만든 야채회 등은 관람객들의 감탄을 자아냈다. 야채 장어구이와 야채회는 진짜로 착각할만큼 모양이 흡사했다. 보차요리는 큰 접시에 담긴 음식을 여럿이 덜어 먹는 일종의 '화합의 요리'다. 중국의 은원(隱元)선사가 직접 전해준 사찰요리여서 일본식이 아니라 중국식에 가깝고 대륙적이라는 것이 특징이다. 28세 때 출가하면서부터 자연스레 사찰음식을 익혔다는 모리 스님은 "깨두부는 만들 때 조금만 딴 생각을 해도 맛이 전혀 달라질 정도로 공이 많이 든다"며 "정진요리는 만드는 것 자체가 수행의 한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서귀포=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