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매니저도 헷갈리네..야금야금 5일째 오른 증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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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투신 K펀드매니저는 평소처럼 6일 오전 7시20분께 출근해 조간신문과 해외경제 동향을 살피고 7시50분부터 시작되는 팀미팅에 참석했다.
지수 520~530에서 차익을 실현했지만 이후 계속되는 주가 상승에 곤혹스런 나날을 보내고 있다.
펀드수익률이 시장수익률을 밑돌자 민감한 투자자들의 항의성 전화가 심심치 않게 걸려오기 때문이다.
팀미팅에는 종목 애널리스트와 이코노미스트,스트래티지스트(전략가)들이 모두 참여하지만 이날도 전체 시장상황에 대한 언급은 가급적 피하는 분위기였다.
자신이 없는 탓이다.
개별 종목의 실적과 재료 확인에만 얘기가 집중됐다.
◇외국인의 힘=전날 미국 시장에서 '시스코 효과'와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으로 다우지수와 나스닥지수가 크게 올랐다. 국내시장도 오름세로 시작할 가능성이 커 보였다.
외국인은 이날도 매수 우위로 출발하며 장을 견인했다.
지난 10월 거래소에서만 1조3천9백53억원어치를 순매수했던 외국인은 코스닥시장을 합쳐 지금까지 한국 주식을 2조원어치 이상 순매수했다.
K펀드매니저는 이를 단순히 유동성의 힘으로만 치부하지 않기로 했다.
오히려 이머징마켓 내에서 마이너스 성장에 빠진 동남아 여타 국가나 디폴트 위기가 회자되는 중남미 국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한국시장의 매력이 부각되고 있다고 해석했다.
◇1백포인트 되풀이 장세일 뿐=외국인의 순매수 규모가 1천7백억원 이상 되면서 '대충 피크에 달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올 들어 거래소시장은 1백포인트 정도의 등락이 거듭되는 장이었다.
지난 1∼2월이 그랬고 4∼5월도 마찬가지였다.
외국인의 대량 순매수가 어쩌면 '마지막 불꽃'일 것이라는 느낌과 함께 미국 테러 사태 직후 폭락했던 지수가 어느덧 1백포인트 올랐다는 데까지 생각이 미쳤다.
외국인 매수 강도와 7일(한국시간) 예정된 미국의 금리 인하라는 호재성 재료에도 불구하고 지수가 3.85포인트밖에 오르지 못한 것도 이제 가격에 부담을 느끼는 단계에 진입했다는 판단에 힘을 실어줬다.
경력 7년차인 펀드매니저에게 1백포인트 등락장은 큰 승부처가 아니다.
지수가 1,000에서 500까지 떨어지는 하락장도 버텼던 그였다.
◇조정이 바람직하다=장 종료 후 다른 투신사의 매니저들과 전화를 몇통 했다.
추세 전환은 아직 이르고 결국 베어마켓 랠리도 마무리 단계에 들어간 게 아니냐는 의견이 많았다.
하지만 1월이나 4월 랠리에 비해 내년도의 경기회복 기대감이 강해지는 '연말효과'와 '한국 시장의 상대적 매력'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는 의견도 있었다.
시장의 분위기는 한층 낫다는 얘기다.
오히려 이 쯤에서 조정을 거쳐야만 지수 600을 바라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지수 540에서 주식을 많이 털어냈다는 H투신의 Y펀드매니저로부터 "우리를 포함해 조금만 떨어져도 다시 사려는 기관들의 대기 매수 자금이 상당하다"는 얘기도 들었다.
견조하게 올라왔던 주가가 조정을 받더라도 하락폭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그동안 가급적 매매를 자제해 왔던 K펀드매니저는 추가 상승을 위해 필수적인 조정과정을 지켜보기로 했다.
박민하 기자 haha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