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8일자) 콜금리 추가인하 필요하다

미국이 올들어 10번째 금리인하를 단행함에 따라 국내금리의 추가인하 여부가 관심사로 떠올랐다. 연말이 가까워지면서 회사채시장이 급속 위축되는 등 기업자금 사정의 경색현상도 심화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어 8일로 예정된 금융통화위원회가 어떤 처방을 내릴지 궁금하다. 금리인하에 대한 전문가들의 견해는 찬·반이 엇갈리고 있다. 그동안의 잇단 인하로 과거에 경험해 보지 못했던 초저금리 수준이 유지되고 있는 상황에서 추가적으로 금리를 내리면 경기부양 효과는 거두지 못한채 저축률 하락과 연금생활자의 수입감소 등 부작용만 키울 것이라는 주장이 대표적인 반대논리다. 자칫 성장잠재력을 떨어뜨릴 위험도 없지않다는 의견을 첨가하기도 한다. 그러나 추가 금리인하가 바람직하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미국을 비롯한 선진 각국의 금리인하 추세가 지속되고 있는데다 세계경기침체의 장기화 추세가 굳어져가고 있는 마당에 소비촉진과 기업부담 경감 및 투자활성화 유도를 위해서도 금리인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어느 쪽이 옳다고 단정하기는 쉽지않은 일이지만 우리는 두 가지 관점에서 금리의 추가인하가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우선 경기침체가 예상보다 장기화될 공산이 점차 높아져 가고 있다는 점이다. 정도의 문제는 있겠지만 금리인하가 경기부양에 도움이 되는 것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물가상승에 대한 우려도 거의 없는 상황이고 보면 금리인하를 주저해야 할 특별한 이유는 없다고 본다. 그러나 우리가 금리인하를 긍정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더 큰 이유는 금융시장에서 나타나고 있는 자금흐름의 왜곡을 서둘러 시정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점이다. 은행을 비롯한 금융기관들은 자금운용을 안전성과 수익성만을 중시해 기업금융보다는 가계금융에, 회사채보다는 국고채 등에 집중하고 있다. 여유자금이 금융권을 맴돌고 단기부동화 현상까지 겹쳐 기업자금경색을 부추기고 있는 형국이다. 물론 이는 이근영 금감위원장이 지난 6일 은행장회의에서 지적했듯이 경기침체기에 대출기준을 강화하는 잘못된 여신관행 탓도 크겠지만 콜금리의 추가인하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이 높은 것도 무시할 수 없는 요인 가운데 하나다. 금리인하가 예상되는, 즉 채권값이 오르리란 기대가 존재하는 한 여유자금이 리스크가 없는 국공채 등에 머물러 있을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그같은 기대심리를 해소하고 자금흐름을 정상화시키기 위해서도 금리인하는 빠를 수록 좋다고 본다.